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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만에 예전으로 돌아간 S존, 이럴거면 왜 바꾼다고 난리를 쳤나 [SC 포커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5-22 22:45 | 최종수정 2022-05-23 07:07


2022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무사 1루 롯데 이대호가 최영주 구심에 스트라이크 판정에 깜짝 놀라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5.06/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럴거면 도대체 왜 바꾼다고 난리를 친건가.

올시즌 프로야구 최대 화두는 스트라이크존 정상화였다. 지나치게 좁은 스트라이크존 탓에 타자들이 지나치게 유리하고, 투수들이 먹고살기 힘들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지나치게 늘어지는 경기 시간도 줄여야 했다. KBO는 올시즌을 앞두고 스트라이크존 확대를 천명했다. 높은 코스와 낮은 코스 모두 관대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아줄 뿐 아니라 좌-우 라인에 걸치는 공들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겠다고 했다. 원래 스트라이크존 규정에 따르겠다는 것이었다.

개막 후 4월 프로야구는 대혼란이었다. 정말 확실히 넓어졌다. 투수들은 "이전에 스트라이크로 안잡히던 공들이 잡힌다"며 훨씬 편하게 공을 던졌다. 다만, 너무 급격히 변하다보니 시행착오가 있었다. 불리해진 타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판정에 불복해 퇴장 당하는 일이 속출했다.

이에 4월말 허구연 신임 KBO 총재 주재로 스트라이크존 정상화 회의가 열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회의 이후부터 슬금슬금 스트라이크존이 좁아지기 시작했다. 5월 경기들을 보면 정말 확연한 차이가 난다. 이제는 4월에 심판들이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던 공들이 볼이다. 4월은 타자들이 한숨을 쉬었다면, 5월은 투수들이 아쉬움의 탄성을 내지르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 잡아주던 공을 안잡아주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실제 현장에서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A감독은 "4월과 비교하면 지금 스트라이크존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물론, 민감한 문제라 조심스러워했다. B감독도 "여러분도 보다시피"라고 했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다시 좁아졌다는 것이다.

스트라이크존이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증거는 또 있다. 평균 타율이 확실히 올라갔다. 4월 KBO리그 평균 타율은 2할4푼3리였다. 5월은 20일 경기 종료 후 기준 2할5푼8리다. 경기 시간도 늘어난다. 투수들이 애를 먹기 때문이다. 4월은 정규이닝을 소화한 경기 평균 시간이 3시간 7분이었고, 5월은 3시간 13분으로 늘었다.

모두가 납득할 기준이 있다면 좋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이라는 건, 타자와 투수 간 이해가 극명히 갈릴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상화라는 타이틀로 바꾸기를 마음 먹었다면, 시행착오가 있어도 계속 밀고나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잡음이 일어난다고, 불과 1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전으로 돌아가버린다면 도대체 KBO는 왜 그런 난리를 쳐서 혼란의 4월을 만든 것일까. 누가 더 유리하고, 불리하고를 떠나 기준이 없는 리그라는 오명을 쓰기 딱 좋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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