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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알고보면 4번타자 자리가 천직이었을까.
빠른 발을 갖추고 있던 그는 지난해 주로 테이블세터로 경기에 나섰다. 3할 타율에 오를 정도로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어, '타격왕' 이정후 앞에 밥상을 차려왔다.
올 시즌 김혜성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테이블세터에서 역할도 좋지만, 중심타선에 힘을 보태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에 5번타자로 배치됐다. 이정후-야시엘 푸이그-김혜성으로 이뤄진 타선은 정교함과 파워가 조화된 활약을 기대하도록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해법은 김혜성의 한 칸 전진 배치. 기존 '거포'가 배치됐던 것과 달리, 빠른 발을 앞세워 장타를 만들어내는 김혜성의 능력을 믿었다.
김혜성도 4번타자 자리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20일 한화전에서 2루타 한 방 포함 멀티히트로 활약했고, 21일에는 연타석 3루타를 날리는 등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연타석 3루타는 역대 39번째. 한 경기 최다 3루타는 2016년 9월21일 대구 롯데전에서 삼성 소속이었던 박해민이 기록한 3개로 김혜성이 한 개만 더 쳤으면 최다 타이를 이룰 수도 있었다.
김혜성도 4번타자에 대한 큰 부담은 없었다. 그는 "달라지는 것이 없어 매타석 그냥 똑같이 생각하고 들어갔다"라며 "기회가 오면 잘 쳐야한다는 생각"이라고 이야기했다.
3루타 행진에 대해서는 "운 좋은 코스로 잘 갔다. 3루타가 단순히 멀리간다고 되는 건 아니다. 코스가 좋아서 가능했다. 두 번째 3루타는 바로 판단이 됐는데, 첫 번째에는 펜스 바운드가 커서 3루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키움은 타선이 전반적으로 살아나지 못하면서 투수력을 앞세워 승리를 잡아왔다. 김혜성은 "투수들이 잘 던졌는데, 점수가 안 나와서 미안했다. 타자들이 매타석 열심히 치고, 열심히 뛰고 하다보니 이제야 조금씩 맞는 거 같다"고 밝혔다.
지난해 99득점으로 시즌을 마친 그는 100득점에 대한 목표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타선이 옮겨진 만큼, 큰 수치적인 목표는 두지 않았다. 김혜성은 "일단 한 경기 최선을 다해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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