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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년만에 '살인타선' 악령 부활, "정말 잔인하다" 게릿 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5-14 20:19 | 최종수정 2022-05-14 20:20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왼쪽)이 14일(한국시각)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홈인한 뒤 애런 저지의 환영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쌍포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1930년대 그 유명한 양키스 '살인 타선(murderer's row)' 악령을 불러들이고 있다.

저지와 스탠튼은 14일(한국시각) 일리노이주 시카고 개런티드레이트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10대4로 승리를 이끌었다.

스탠튼이 1회초 2사 1루서 상대 선발 빈스 벨라스케스의 3구째 82마일 슬라이더를 통타해 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리자, 저지는 5-0으로 앞선 4회 2사후 벨라스케스의 93마일 높은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스탠튼은 시즌 10호, 저지는 시즌 12호 아치였다.

양키스는 두 선수를 포함해 조이 갈로, 조시 도날드슨 등 팀내 거포들이 약속한 듯 홈런포를 가동해 10대4로 크게 이겼다. 5연승을 달린 양키스는 24승8패를 마크, 메이저리그 최다승, 최고 승률의 위치를 유지했다.

양키스가 시즌 개막 후 32경기에서 24승 이상을 올린 것은 1928년, 1939년, 1958면, 1998년에 이어 통산 5번째다. 그만큼 초반 기세가 무섭다. 그 원동력이 바로 저지와 스탠튼의 뜨거워진 대포다.

양키스 타자 2명이 시즌 첫 32경기에서 두자릿수 홈런을 때려낸 것은 역대 3번째다. 1930년 베이브 루스(14개)와 루 게릭(10개), 그리고 1956년 미키 맨틀(16개)과 요기 베라(12개) 듀오가 각각 해당 기록을 마크했다. 루스-게릭 듀오는 1930년대 양키스의 원조 살인 타선으로 불렸다. 90여년이 흐른 지금 저지와 스탠튼이 전설의 살인 타선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상대팀에는 공포요, 악령이다.

MLB.com은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2018년 팀 메이트가 된 이후 올해처럼 함께 시즌을 시작한 적은 없다'며 두 선수의 시즌 초반 동반 호조에 의미를 부여했다. 저지와 스탠튼은 전날 화이트삭스전에서도 나란히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양키스는 두 선수가 함께 홈런을 터뜨린 경기에서 통산 21승1패를 기록했다. 올시즌에만 5승무패다.

저지는 "내 앞뒤로 좋은 타자들이 버티고 있어 시즌 출발이 아주 좋다. 내 앞에서 정말 훌륭한 타자들이 출루를 하고, 뒤에 있는 타자들은 내가 좋은 공을 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상대는 내 뒤에 있는 앤서니 리조와 조시 도날드슨를 상대하기 싫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키스 에이스 게릿 콜은 두 선수의 최근 활약에 대해 "상대 투수 입장에선 정말 잔인하다. 저지와 스탠튼은 분명 유니콘과 같은 존재들"이라고 평가했다.

두 선수는 최근 15경기에서 합계 118타수 42안타(0.356)을 기록했다. 똑같이 21안타씩 쳤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둘이 타석에 들어설 때면 기분이 좋다. 둘 다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스탠튼은 특히 최근 몇 경기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날 현재 저지는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 타점(27개) 3위, 스탠튼은 홈런 공동 3위, 타점(30개) 2위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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