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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OPS 곤두박질' 스트존 확대→뚜렷한 투고타저, 대세는 빠른 변화구?[SC 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5-11 18:12 | 최종수정 2022-05-12 09:55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KBO리그 키움과 SSG의 경기가 열렸다. 3회 SSG 추신수가 키움 안우진에게 삼진을 당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07/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개막 후 한 달, '투고타저' 흐름은 뚜렷해 보인다.

팀당 33~34경기를 소화한 11일 현재 리그 평균자책점은 3.62, 평균 타율은 2할4푼7리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평균자책점(4.61)은 1점 가까이 하락했고, 타율(2할6푼4리)도 소폭 떨어졌다. 전체 홈런 숫자도 지난해 같은 시기(286개)보다 31.4% 줄어든 196개, 볼넷도 총 1556개에서 1093개로줄었다. 리그 평균 출루율(0.356→0.320)과 장타율(0.390→0.354) 역시 떨어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투수-타자들은 스트라이크존 확대의 실익을 따지는 데 분주했다. 투수들은 넓어진 존을 활용해 타자들과 보다 빠른 승부를 펼치며 아웃카운트를 뽑는 쪽에 포커스를 맞춘 반면, 타자들은 히팅 포인트 조정이나 노림수 변화로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수치적인 면에서 본다면 현재까진 투수들의 노림수가 보다 효과적으로 먹혀 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투수들은 다양한 래퍼토리를 갖고 타자들을 상대한다. 각자 자신이 자신 있는 구종과 결정구를 염두에 둔 채, 여러 구종을 섞어가면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낸다. 스트라이크존이 확대된 올 시즌 투수들에게 유리해진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이런 래퍼토리를 보다 정교하게 가져가는 것도 타자들의 노림수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올 시즌엔 각도 있게 빨리 떨어지는 변화구를 잘 던지는 투수들이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광주 KIA전에서 8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친 배제성을 두고 "그동안 직구와 슬라이더는 좋은 투수였다. 우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은 공이었는데, 각도가 잘 꺾이지 않아 배트에 맞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가다 맞았다"며 "최근엔 슬라이더가 횡이 아닌 종으로 떨어지는 게 많더라. (10일 KIA전에서도) 종으로 엄청 힘 있게 떨어지더라. 슬라이더를 잘 치는 타자들의 방망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보면 (슬라이더의) 각도가 좋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올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박세웅(27·롯데 자이언츠)도 예로 들면서 "타자 눈 앞에서 떨어지는 공이 빨라졌고, 그걸 잘 쓰더라"며 "전체적으로 볼 때 빠르고 각도가 큰 슬라이더,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들이 올 시즌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투고타저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진 미지수다. 2019년 공인구 반발력 조정이 이뤄지면서 침체됐던 타자들의 방망이는 이듬해 히팅 포인트 조정 등으로 극복된 바 있다. 개막 후 한 달이 흐른 만큼,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에 적응된 타자들의 방망이가 곧 깨어날 가능성을 무시할 순 없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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