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2년 56억. 계약 당시만 해도 야구인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던 액수다.
계약 당시 안치홍의 계약은 2+2년이란 조건 때문에 화제가 됐지만, 56억원이란 액수는 과하다는 평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원 소속팀 KIA 타이거즈에서 안치홍의 1루 전향을 추진하는 상황이었다. 만만찮은 장타력을 지니긴 했지만, 2루수 아닌 1루수 안치홍이라면 너무 비싸다는 평.
다만 2년 연장의 조건이 '상호 동의'였기에, 야구계에서는 사실상 2년 26억원 계약으로 인지했다. 서른을 갓 넘기는 안치홍의 나이를 감안하면, 성적이 좋으면 안치홍이 떠날 것이고 나쁘거나 '2루 불가' 수비력으로 판단될 경우 롯데가 재계약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었다.
하지만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안치홍은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부산 생활에도 만족감을 드러내며 상호 동의하에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
FA 이적 첫해 타율 2할8푼6리 8홈런 5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64, 지난해에도 3할6리 10홈런 82타점 OPS 0.838의 맹활약.
리드오프부터 클린업트리오, 하위타선 등 어느 위치에 써도 그에 맞는 역할을 준수하게 해냈다. 뜻밖의 한방부터 감각적인 번트, 허를 찌르는 주루까지 다양한 활약상이 돋보였다.
|
특히 2루에 안착한 안정된 수비력이 올시즌엔 한층 더 발전했다. 키스톤 콤비가 외국인인 마차도와 외부 영입 이학주, 1군 유격수 경험이 적은 배성근-김민수 등 바뀌고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센터라인은 흔들림이 없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호수비 제조기에, 개막 한달을 넘긴 지금 아직 실책이 하나도 없다. 정 훈-이대호-전준우가 있음에도 유사시 1루까지 커버하는 멀티 수비력까지 갖췄다.
안치홍은 이날 경기에서도 멀티 홈런 뿐만 아니라 8회말 멋진 다이빙캐치로 문경찬이 맞이할 뻔한 위기를 미리 막아내며 눈부신 수비력을 과시했다.
이날까지 타율 3할2푼4리에 4홈런 13타점. KIA 시절 단짝이었던 김선빈(1.16)에 이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1.02로 리그 2루수 중 2위에 올랐다. 56억원이 아깝지 않은 2루수의 존재감이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