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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린이날 시리즈의 첫 경기. 잠실 라이벌전. 연패에 빠진 상대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한 경기.
LG로선 자칫 4연패로 빠질 수 있었던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경기 후 만난 LG 유강남도 "연승이나 연패나, 흐름이 굳어지면 끊기가 쉽지않다. 오늘 끊어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쉴 정도였다.
양 팀 감독은 모두 '필승카드 조기투입'으로 승부수를 던졌지만, 나란히 실패한 점도 흥미롭다.
정우영은 리그를 대표하는 셋업맨이지만, 류지현 감독은 '8회 정우영'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다. 마무리 고우석이 든든한 만큼, 상황에 맞춰 정우영과 진해수 함덕주 이정용 임창민 등을 두루 8회에 활용하곤 했다.
하지만 정우영의 6회 투입이 일상적인 일도 아니다. 무사 만루라는 상황, 그리고 다음 타자가 오른손인 허경민 강승호라는 점을 노린 승부수였다.
동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허경민의 병살타를 이끌어낸 것까진 계획대로였다. 하지만 강승호가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정우영 본인의 자책점은 없었지만, 1점차 승부에서의 조기 진화를 노린 이상 결과적으론 실패한 카드가 됐다.
3-2로 뒤집은 두산 역시 '8회 김강률'이란 승부수를 던졌다. 경기 전까지 김강률은 13경기에 등판하면서 3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은 '0'이었다. 리그내 마무리 중 유일하게 자책점이 없는 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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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질 맞춤한 카드는 홍건희와 이승진. 하지만 두 투수 모두 지난달 29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각각 3실점, 2실점하며 역전패의 빌미를 준 게 떠올랐을까.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필승조를 거르고 마무리를 한박자 빠르게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패착이 됐다. 김강률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잇따라 시속 150㎞를 넘나드는 직구를 던졌지만, 그 자신있는 직구를 홍창기 김현수에게 통타당해 무사 2,3루 위기에 처했다. 이어 채은성 문보경에게 연속 희생플라이로 이날 3번째 역전의 희생양이 됐다. 과감한 승부수가 독이 된 것. 올시즌 5번째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거둔 최원준의 시즌 3승도 허공으로 사라졌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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