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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움으로 시작해 악몽으로 끝난 60억원 특급 외야수의 홈 커밍데이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4-26 22:57 | 최종수정 2022-04-27 12:04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유니폼을 입고 첫 친정팀 원정경기에 나선 박해민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4.26/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친정 팬들을 향한 폴더인사. 그리고 포수 강민호와 주먹 인사를 나눌 때까지는 좋았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살짝 빗맞은 좌익선상 안타를 치고 센스 있게 2루까지 내달렸다. 순간적인 판단과 발로 만든 2루타. 김현수 땅볼 때 빠른 발로 오재일의 홈 송구를 이겨내며 선제 득점까지 했다. 반가움과 함께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10년 간 입고 뛴 푸른 유니폼. 6년을 누빈 라이온즈파크.

구석구석 박해민의 숨결과, 추억이 묻어있는 장소. 이제는 LG트윈스 검정 유니폼을 입고 밟은 홈 커밍데이.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전매특허인 수비와 주루가 말썽을 일으켰다.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LG 중견수 박해민이 6회말 2사 만루에서 최영진의 안타 타구에 몸을 날리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4.26/
4-0으로 앞선 6회말. 무사 1,2루에서 피렐라의 짧은 안타가 박해민 앞으로 떨어졌다. 공은 빠르게 송구하기 위해 달려나온 박해민의 글러브를 튕겨 나갔다. 1루주자 구자욱을 3루로, 타자주자 피렐라를 2루로 보내준 포구 실책.

불안감이 악몽으로 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재일의 희생플라이로 2점 차 추격을 당한 뒤 2사 만루. 대타 최영진이 바뀐 투수 이정용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당긴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쪽으로 짧게 비행했다.


박해민이 전력을 다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지만 공은 바로 앞에 떨어지며 글러브를 맞고 앞으로 튀었다. 아쉬움에 하늘을 보며 장탄식한 장면. 2,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4-4 동점을 내주는 순간. 김상수의 볼넷에 이어 김지찬의 역전 적시타까지 이어졌다.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김지찬이 7회초 1사 1루 문성주 타석때 2루를 노리던 박해민을 잡아내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2.04.26/
역전을 허용한 직후인 7회초.

선두 서건창의 안타로 무사 1루 찬스. 박해민은 뷰캐넌의 커터를 노려쳤지만 2루 땅볼로 선행주자를 아웃시켰다. 어떻게든 2루로 진루해 동점 주자가 되려던 의욕이 강했을까. 문성주 타석 때 4구째 커브가 포수 옆으로 짧게 튀는 사이 박해민은 2루로 내달렸다. 하지만 강민호의 정확한 송구에 저격당하며 2루에서 태그 아웃. 순간 판단이 한 템포 늦었다. 등을 두드려준 김상수의 위로 속에 덕아웃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결국 LG는 4대7로 삼성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뼈 아픈 역전패를 했다.

정든 삼성을 떠나 4년 최대 60억원에 LG로 이적한 특급 FA 외야수.

박해민 답지 않은 수비와 주루가 하필 친정팀 안방 라팍 홈 커밍데이에서 나왔다. 반갑게 출발했지만 아쉬움이 한 가득 남았던 친정 방문 첫 날이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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