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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최 정은 오늘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 같다. 타격이 어렵다. 오늘 3루수는 최 정 대신 김성현이 나간다."
"연승이나 기록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일단 승리를 하면 좋지 않나. 지금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잘하고 있다. 좋은 경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기록으로 가는 거다. 선수들 컨디션이 좋다보니 연승으로 이어진 것 같다."
김 감독은 "기록에 도전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고 했다. 기록을 세우면 좋지만, 정규시즌의 초입인 만큼 매경기를 승리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추가점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번번이 막혔다. 최 정의 한 방이 아쉬운 순간들이 거듭됐다. 5회와 6회에는 거듭된 2사 만루의 찬스를 놓쳤고, 8회에는 도리어 반격을 당해 2-2 동점을 허용했다. 김성현은 4~5회 볼넷을 얻어내며 공격 기회를 연결했지만, SSG는 대량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9회초, 김성현이 직접 사고를 쳤다. 사구와 폭투, 내야땅볼로 만들어진 2사 3루의 찬스. 타석에 김성현이 들어섰다. 김성현은 LG 마무리 고우석의 공을 잘 노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연결했다. 김현수의 글러브를 스친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까지 굴러갔고, 3루까지 내달린 김성현은 환호했다. 그를 믿고 기용한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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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김성현은 "팀이 이겨서 너무 좋다. 다들 이기려는 분위기가 있다보니 나도 그 기운을 받아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며 환호했다. 이어 "(고우석은)리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투수니까, 오히려 부담없이 타석에 임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는 속내를 전했다.
기어코 개막 10연승을 달성했다. 김성현은 "분위기는 당연히 좋다. 무조건 '이기자, 이기자' 하기보다는 '어차피 지는 경기는 언젠가 나오니 부담없이 하자'고 경기전부터 선수들이 이야기하면서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며 김원형 감독의 뜻을 함께 했다.
"어찌어찌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 계속 이기다보니 더 이기고 싶어진다. 욕심도 난다. 아까는 오늘 (최)정이 형한테 '하필 이런 경기에 빠지냐'고 뭐라 했다. 이따가 오늘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해야겠다. 팬여러분을 야구장에서 다시 뵈니 너무 반갑고 감사하다. 선수들에게 많은 힘이 되고 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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