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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현장스케치]'이름도 외우고, 시범도 보이고' 외인 시대 맞은 한화 새로운 풍경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2-03 20:00


한화 이글스의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2021시즌 스프링캠프가 2일 거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진행됐다. 한화 로사도 코치가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거제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2.02/

[거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새 코칭스태프가 취임하면 많은 부분들이 바뀌기 마련이다. 팀 운영 방법, 훈련 시간, 분위기 등 여러 모습이 달라진다. 사상 첫 외국인 시대를 맞이한 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최대 화두는 '변화'다.

거제에 둥지를 튼 한화 이글스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24시간이 모자랄 지경. 거제 도착 직후부터 코치진과 수시로 미팅을 갖고 스프링캠프 프로그램 및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그 중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게 이번 캠프에 참가한 41명의 선수 이름을 외우는 것이다. 통역의 도움을 받아 선수 사진과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니면서 시간이 날때마다 외우고 말하길 반복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의 통역은 "한국 이름이 아무래도 생소하다보니 (외우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는데, 지난 이틀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선수) 사진을 보고 이름을 외우셨다"며 "30~40번씩 적극적으로 물어보며 이름을 부르신다"고 밝혔다. 수베로 감독은 "이제 야수 21명은 (얼굴과 이름이) 매칭이 된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발음은) 전부 다 어렵다. 조한민 김민하 등 헷갈리는 이름도 있다"며 "어제도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 로스터(선수 명단)를 보며 복습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이런 인터뷰 기회도 많아질 것"이라며 "선수 이름은 한국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발음이 부정확하더라도 최대한 불러보도록 노력하겠다"고 웃었다.

외국인 코치들 역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럴 케네디 수석 코치는 수베로 감독과 미팅 뿐만 아니라 국내 코치, 선수들과 가교 역할에 분주하다.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 역시 새롭게 호흡을 맞추는 투수들과 대화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뉴욕 양키스 재임 시절 자신이 활용했던 장비들을 이번 스프링캠프에 들고 와 활용하고 있다. 컨디셔닝 훈련에선 선수들에게 일일이 직접 시범을 보이면서 자신이 원하는 그림이 나오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화 투수 김민우는 "로사도 코치에게 지도 받는 컨디셔닝 훈련 중엔 이전에 국내에서 경험해 본 것들도 있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이나 방법은 굉장히 디테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열정은 비단 그라운드 안에 그치지 않는다. 수베로 감독은 철저하게 개인 생활을 절제하면서 선수단을 이끄는데 신경을 집중하는 모양새. 한화 관계자는 "감독님이 육류를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더라. 가볍거나 몸을 만드는데 좋은 음식들을 드신다. '내가 솔선수범해야 선수들도 따라온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밝혔다.

스프링캠프 초반 한화 선수단은 밝은 표정이다. '실패할 자유'를 강조하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외국인 코치진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반등을 정조준 하고 있는 독수리군단에 '외국인 효과'가 벌써부터 감돌고 있다.


거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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