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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 베테랑 내야수 박경수(36)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03년 1차지명으로 LG트윈스에 입단했지만, 기나 긴 암흑기가 시작됐다. 팀이 아예 가을무대를 밟지 못했다.
군복무를 마친 직후인 2013년에는 하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덜컥 하는 일이 있었다. 시즌 막팍 또 한번 햄스트링을 다쳤다. 눈 앞이 깜깜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어요. 햄스트링 다치는 순간 끝났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느낌을 아니까. 트레이너와 같이 그 다음날 병원 가면서도 '햄스트링을 다쳐본 사람들은 자기 통증만 느껴도 이 병명이 뭔지 안다'고 했죠. 트레이너가 물어보길래 "그레이드2 같다"고 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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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시간이 필요했다. 후배들이 시간을 벌어줬다. 막판 불끈 힘을 내 2위로 시즌을 마쳤다.
박경수 출전을 위한 결과가 됐다.
"선수들이 2위까지 잘해줬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재활을 시켜줘서. 시즌 막판 홈경기 등록될 수 있었어요. 너무나도 감사한 마음으로 게임에 임해야죠."
인연이 없다보다 체념했던 가을야구가 박경수의 눈 앞에 펼쳐졌다.
그는 마치 고졸 신인 처럼 가을 축제가 신기한 듯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감탄하기 바쁘다.
"1~2년 선배들이 은퇴한다는 기사를 많이 보고 사실 마음이 무거웠다. 나는 운 좋게 축제를 즐기고 있는 입장이다. 만감이 교차한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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