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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가족들하고 많이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에요."
하지만 이듬해 131경기에서 타율 2할9푼2리로 조금 주춤했던 그는 롯데의 민병헌 영입 이후 출장 기회가 줄어 2018시즌에는 46경기 출장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백업 멤버로 51경기를 뛴 그는 시즌이 끝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한화에서 한번 더 기회를 얻은 김문호는 더더욱 많이 뛰지 못했다. 18경기 타율 2할1푼7리. 지난 10월말 한화가 발표한 선수단 정리 명단에서 김문호는 또다시 방출 리스트에 올랐다. 한화를 떠난 이후 김문호는 고민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 이제 가족이 있고 30대 중반에 접어드는만큼 현실적 선택을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김문호는 4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라면 언젠가는 은퇴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나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다. 미래를 결정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가족들과 많이 상의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은퇴 소회를 밝혔다. 그는 "시원섭섭하지만 내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후회하기에는 이미 늦었다"며 아쉬움 반, 후련함 반의 복잡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가 선택한 다음 길은 아마추어 지도자다. 김문호는 최근 동원과학기술대 야구부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올해 5월 창단한 동원과학기술대 야구부는 권두조 초대감독 이후 최근 이문한 감독이 취임했다. 롯데 시절부터 인연을 맺었던 김문호가 은퇴를 결심하자 코치로 함께 해보자는 '러브콜'을 보냈다.
김문호는 "선수로서의 시간은 마감이지만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딛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프로 선수 생활을 하며 경험했던 좋은 것들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강요하지 않는 코치가 되고 싶다"면서 "나도 해봤지만, 선수마다 맞는 옷이 다 다르고, 잘하는 게 모두 다르다. 거기에 맞춰주는 지도자가 되고싶다. 단점보다는 장점을 극대화시켜주는 지도자가 되고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코치로서 새로운 길을 걸어가게 될 김문호의 제 2 야구 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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