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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2019시즌을 앞둔 NC 다이노스의 선택은 파격이었다. 신임 감독으로 무명에 가까운 이동욱 수비코치(46)를 선임했다.
반등이 필요한 시점, NC는 2018년 말 이동욱 감독을 깜짝 선임했다. 선수단 내 신망이 두터웠지만, 잘 알려진 지도자는 아니었다. 1997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이 감독은 선수로 성공하지 못했다. 2003년까지 통산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1리, 5홈런, 26타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일찍 은퇴해 만 30세의 이른 나이에 지도자의 길로 접어 들었다. 롯데에서 2군 수비코치와 전력분석원, LG 트윈스에서 2군 수비코치를 역임했다.
이후 NC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갔다. 2012시즌을 앞두고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아 NC 수비코치로 활약했다. 수비코치를 맡으면서 현재 주전으로 올라선 내야수들을 여럿 키웠고, 공부하는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다. 누구보다 데이터를 적극 활용했다. NC는 2013~2016년 팀 수비효율(DER) 1위에 올랐다. 이 감독의 지도가 큰 영향을 미쳤다. 선수들에게는 '큰 형'과 같은 존재였다. NC는 이런 점들을 높게 사면서 지휘봉까지 맡겼다. 이 감독 영입과 함께 NC는 본격적인 '데이터 야구'의 시작을 알렸다.
소통에도 능한 지도자다. 창단 멤버들과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끊임 없이 소통한다. 누구보다 선수를 잘 알고 있으며, 선수 얘기에는 늘 신중하다. 인터뷰 중에는 부진한 선수를 감싸고, 불필요한 말은 최대한 하지 않는다. 특정 선수보다는 팀을 부각시킨다. 감독보다는 선수가 주목받기를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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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 역시 "선수들과 오랫동안 같이 해와서 선수를 너무 잘 알고, 편안하게 대해주신다. 올 시즌 힘든 순간마다 여러 번 감독님의 역할을 느꼈다. 위기 상황에서 그 역할이 더 중요하게 다가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년째 함께 한 주장 양의지는 "사랑의 리더십이라고 하고 싶다. 선수들을 믿어주고, 사랑으로 대해주신다"고 했다.
이 감독은 "감독은 하늘에서 찍어주는 자리고, 아무나 될 수 없다고 하더라. 나는 인복이 많은 사람인 것 같다. 전임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많이 배웠다"면서 "잘하는 선수들을 잘 돌아가게 하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 믿음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 자율을 준 이유는 책임감을 가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선수 생각도 많이 들어줬다. 감독이 야구를 할 수 없다. 결국 선수가 주가 되어야 하고, 야구장에서 해내야 한다. 코치, 선수, 프런트 삼박자가 맞아 떨어졌고, 타이밍도 좋았다"며 정규시즌 우승 소감을 밝혔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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