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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 가을야구의 꿈은 사실상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표면적으로는 5강에 들지 못했기 때문에 실패한 시즌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리 실패했다고 볼 수 없다. 구단 창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인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안긴 뒤 제로 베이스에서 주전이 정해졌다. 코로나 19 여파로 미국 스프링캠프와 국내에서의 자체 청백전, 팀간 교류전 등 기존보다 훨씬 길어진 비 시즌을 보내면서 윌리엄스 감독은 거의 모든 선수들을 테스트 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에 납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 아예 기회조차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1군 멤버가 정해졌다면, 변화는 없었을 것이다.
'이' 대신 '잇몸'으로 시즌을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도 윌리엄스 감독의 제로 베이스 덕분이다. 주전 선수의 부상이 발생하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를 잘 선택했다. 활용할 수 있는 야수 자원의 폭이 좁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투덜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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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그야말로 팀 내 해결사다. 올 시즌 그를 빼고 팀 타격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최형우의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내년 서른 아홉이지만, 이번 시즌 지명타자로 돌아서면서 향후 자신이 설 포지션을 찾았고 2년 정도는 제 역할을 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몸값이 관건이다. 코로나 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팀 전력 보강을 노리는 팀들이 KIA보다 더 주머니를 크게 열 경우 최형우가 움직이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나지완은 올 시즌 타이거즈 최다 홈런에 등극하는 등 부활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부족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년 37세가 된다. 나지완만큼 장타력을 갖춘 선수가 없긴 하지만 구단이 적극적으로 매달려 FA 계약을 할 만큼 매력적이지 않았다. 내년 41세가 되는 김주찬은 올 시즌 6월 초반 반짝 한 것 빼곤 1군에 부름을 받지 못했다. 사실상 은퇴 수순인 듯 보인다.
KIA는 올해보다 내년을 더 걱정해야 할 듯하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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