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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TV에 아는 사람 나올 때마다 가슴이 아팠다. 나는 왜 저렇게 열심히 안했을까. 정말 야구가 하고 싶었다."
이도윤은 2015년 2라운드 3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청소년대표까지 지낸 내야 유망주였다. 2018년 퓨처스에서 83경기에 출전, 타율 3할1리 7홈런 38타점 17도루의 호성적을 냈지만 1군 기회는 2경기, 1타석 뿐이었다.
결국 이도윤은 상무도 아닌 현역 입대를 선택했다. 충북 증평의 37사단 기동대대에서 지난 7월 병역을 마쳤다. 코로나 덕분에 조기 전역해 팀에 합류했지만, 소속팀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다시 자가격리를 거치는 우여곡절도 거쳤다.
경기 후 만난 이도윤은 "군대 가기 직전에 유격수를 봤다. 내야 전 포지션에서 불편함이 없다"며 자부심을 담아 스스로를 소개했다. 이어 "야구가 정말 하고 싶었다. 복귀한지도 얼마 안됐는데 좋은 기회를 받아 기쁘다"며 군대에 가기 전의 자신을 거듭 반성했다.
"노태형 형과 친하다. 한화 18연패를 끊은 영웅 아닌가. 끝내기 안타를 부대에서 TV로 봤다. 축하전화를 하면서도 '나도 좀더 일찍 갔다올걸' 생각했다. 밖이 참 행복한 거구나 싶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왜 전엔 좀더 열심히 하지 않았나 후회가 된다."
이도윤은 다행히도 복무 중 야구를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덕분에 T볼 훈련이나마 꾸준히 소화했다. 이도윤은 "내가 할 수 있는 한 모든 준비를 다 했다. 웨이트도 열심히 했다. 군대 가기 전보다 힘은 더 좋아진 것 같다"면서 "잘 맞으면 넘어가는 날도 있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한화의 2020시즌은 13경기 남았다. 이도윤에겐 갑자기 찾아온 1군 기회다. 그는 "남은 시즌에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려야 내년에도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다른 간절함을 내비쳤다.
"평소 서산구장에도 팬들이 많이 찾아주신다. 하지만 사인은 맨날 하는 사람만 한다. 같은 프로선수로서 자존심이 상하더라. 나도 팬들에게 당당하게 사인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 화려함보다는 안정감 있고 꾸준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도윤이니까 주전 유격수를 맡겼다'는 평가를 받을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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