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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1992년 우승 이후 28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는 롯데 자이언츠. 그 다음으로 우승에 목마른 팀은 LG 트윈스다. 1994년 이후 속절없이 26년이 흘렀다. LG는 올해 구단 창단 30주년을 맞아 칼을 갈고 있다.
LG의 막판 질주는 순위표 상위권을 뒤흔들고 있다. LG는 지난 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패할 당시만 해도 5위로 처졌다. 이날 경기에 앞서 류중일 LG 감독은 "아주 긴 2주가 될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이 우측 팔꿈치 후방 충돌 증후군으로 빠지면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기 때문. 게다가 7경기를 치러야 하는 빡빡한 일정. 부상에서 복귀한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6일 한 경기를 치르고, 다시 발목 부상으로 빠졌다. 순위 싸움을 향한 운명의 2주였다.
LG는 탄탄한 선발 야구를 앞세워 반등했다. 에이스와 유망주들의 호투가 어우러졌다. NC전 4경기 싹쓸이 일등 공신은 단연 루키들이었다. 9일 케이시 켈리가 KBO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불펜에 여유를 가져다줬고, 10일에는 1차전 선발 이민호, 2차전 선발 김윤식이 승리를 이끌었다. 이민호는 승리에 실패했지만,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와의 맞대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두 번째 경기에 나선 김윤식은 5이닝 3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류 감독은 "참 걱정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이겼다. 일단 2위인데, 내심 이 순위로 마치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LG는 8월 중순부터 두 번의 7연승을 달렸다. 그러나 9월 들어 LG가 자랑하는 필승조가 흔들리면서 고난의 시기를 겪었다. 다 잡은 경기를 놓치기도 했다. 분위기가 처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긴 연패는 피했다. 2주 연속 상위권 팀들과의 승부에서 밀리지 않은 게 결정적이었다. LG는 지난 2~4일 KT 위즈와 4경기를 치렀고, 이번에는 NC와 4연전을 펼쳤다. 위기의 일정에서 6승2패를 기록했다. NC전 우위를 확정지었고, 3위 KT 위즈를 상대해서도 8승7패로 앞서 있다. 가을 야구에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밑바탕이다.
LG는 시즌 초반 하위권 팀들만을 상대로 승리한다는 오명을 썼다. 하지만 시즌 막판 결과를 놓고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 5위 안에 있는 키움 히어로즈(6승10패), 두산 베어스(6승1무9패)를 상대로는 열세지만 1위와 3위를 상대로는 당당했다. 류 감독의 바람대로 LG가 2위를 지켜낸다면, 이 숫자는 더 큰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잠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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