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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제한적이긴 했지만 야구장 출입문이 열렸다. 올시즌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26일, 잠실구장(LG 트윈스-두산 베어스전)과 고척돔(롯데 자이언츠-키움 히어로즈전), 수원구장(NC 다이노스-KT 위즈전)을 팬들이 찾았다. 무관중 경기, 나사가 풀린 듯 다소 맥빠졌던 야구는 이제 활기를 되찾게 됐다.
고척돔과 잠실 역시 입장 시간은 길었다. 고척돔의 현장 관계자는 "팬들이 놀라울 정도로 협조를 잘 해줘 수월하게 입장이 진행됐다"며 "그래도 입장 시간이 평소보단 많이 걸렸다. 지금은 10% 수준이지만, 30% 이상 확대된다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도 제한이 있었다. 함께 온 사람들이라도 한 명씩 떨어져 앉아야 했다. 수원구장의 경우 사람 사이에 빈 좌석이 5개가 있었다. 아이와 함께 온 부부도 모두 떨어져 앉아야 했다. 이 역시 사전에 고지된 상황이었고, 야구 직관이라는 열망은 이런 불편 역시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몇몇 팬은 "조금전까지 함께 있었는데 야구장 내에서만 따로 앉는다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야구장 관리원의 안내에 따라 자기 자리에 앉았다.
관중 입장에 감독들은 환영일색.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은 "야구는 똑같은 것이다. 그래도 관중이 꽉 차야 분위기가 활력이 있지 않겠나. 선수들은 굳이 긴장하진 않을거다. 오히려 팬들이 계셔야 집중력도 생긴다. 어린 선수들은 몰라도 기존 1군 선수들은 관계 없다"면서 "팬들에게 사인해주는 건 당분간 힘들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도 "반갑다. 게임할 때 응원하는 위치는 모르겠지만,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어느 정도 더 올 것이다. 프로 경기면 관중이 있어야 선수들이 힘도 생기고 집중력도 생긴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육성 응원 등이 금지됐지만 세계 최고라는 한국 야구팬들의 '흥'을 어찌하진 못했다. 1회초 KT 선발 김민수가 NC 선두 박민우를 1루수앞 땅볼로 잡을 때만해도 박수만 나왔던 관중석. 2번 이명기를 잡아내자 박수에 작은 환호가 나왔고, 3번 나성범까지 아웃시키자 큰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이어 1회말 KT 2번 황재균이 큼지막한 중월 솔로포를 쏘자 큰 환호와 박수가 터졌다. 황재균은 팬들의 환호에 헬멧을 벗어 감사의 인사를 하기도 했다.
KT는 응원단장이 단상이 아닌 스카이박스에서 마이크를 잡고 응원을 유도하기도. 이닝이 거듭될 수록 팬들의 응원은 예전의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팬들은 응원가에 맞춰서 박수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관중이 10분의 1에 불과하다보니 소리가 크지는 않았다. 더운 날씨였지만 관중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높은 시민 의식을 보여줬다. 잠실에서는 한지붕 두가족인 LG와 두산의 라이벌전이 펼쳐지다보니 응원전이 더 뜨거웠다. 과열되다 보니 육성응원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이 응원단으로부터 나왔다.
선수들은 응원소리가 그리웠다. KT 선발 김민수는 경기후 "관중이 오시니 더 집중됐다. 오랜만에 함성과 응원 들으니 뭉클하고 소름이 돋았다"고 했고, 김 민은 "팬분들의 함성 소리에 힘이 났다"라며 웃었다.
관중이 10%로 제한 되고 떨어져 앉다보니 빈자리가 훨씬 많았지만 팬들이 찾은 야구장, 드디어 야구가 완성됐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고척=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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