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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LG전 9연패 부른 느슨한 수비, 최하위 한화의 현실…빛바랜 서폴드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7-20 11:50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하주석.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7.19/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런 게 실책으로 이어지면 바로 또 위기가 되거든요."

예언 같은 한 마디가 현실이 됐다. 마운드에는 8회까지 호투중인 에이스 서폴드가 있고, LG전 9전 전패의 위기였다. 그럼에도 한화 수비는 느슨했고, 결국 화를 불렀다.

한화는 리그 최다 실책 팀이다. 65경기에서 56개를 기록, 2위 키움 히어로즈(48개)와 3위 SK 와이번스(46개)에 크게 앞선 1위다. 개인 실책 상위 30걸에도 노시환(7개) 송광민 강경학 조한민(5개) 등 한화 선수들의 이름 다수가 올라 있다. 안타로 기록된 실책성 플레이도 많다. 올시즌 한화 투수들을 좌절시킨 결정적인 순간의 실책이 한두개가 아니다.

장시환 김범수 김민우 등 서폴드와 채드벨을 제외한 한화 주요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6월 하순부터 급격히 안정세에 접어든다. 허술한 내야를 참다못한 최원호 감독 대행이 "예정보다 일찍 올려서 미안하다"며 오선진을 콜업한 시기가 6월 24일인 점과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또다시 수비 실책이 선발투수의 눈물을 부른 경기가 나왔다. 에이스 서폴드가 2회부터 8회 1사까지 몸에 맞는 볼 하나를 제외하면 출루 없이 퍼펙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수비진의 집중력은 느슨하기 그지 없었다.

그 폭탄이 하주석에서 터졌다는 점은 더욱 아쉬운 부분. 하주석은 연차로 보나 투타에서의 기량으로 보나 한화의 중심이 되어야하는 선수다. 하주석이 일찌감치 시즌아웃된 지난해, 그리고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지난 두달간 한화는 그 공백을 절실히 실감했다. 하주석의 복귀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다.

만만찮은 타격 솜씨에도 기대감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수비에서의 안정감이 필요했다. 최원호 감독 대행이 "박진만 김재호 같은 선수들을 보다가 하주석을 보면 그 정도로 잘하는지 몰랐는데, 한화 감독이 되고보니 하주석이 얼마나 잘하는지 알게 됐다"며 신뢰를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한화는 LG전 9연패 여부가 달린 19일 경기에서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혔다. 이날 하주석은 빠릿빠릿하기보다 미리 판단하고 여유있게 처리하는 수비를 선보여 의문을 샀다. 특히 8회 첫 타자 유강남의 땅볼 때는 대시 없이 느긋하게 처리하려다 1루에 원바운드 송구, 1루수 김태균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장정석 KBSN 해설위원은 "타구 처리를 할 때는 (버릇처럼)매끄럽고 강하게 해야한다. 여유있게 처리하려다 실책이 나오면 위기가 닥친다"고 설명했다.


LG 이재원이 깨끗한 안타를 때려내며 15타자 연속 범타의 고리를 끊었지만, 서폴드는 흔들림 없이 다음타자 정주현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하주석은 마치 리플레이를 보듯, 대시 없이 기다렸다가 공을 잡은 뒤 1루에 던졌다. 문제는 이번 타자가 준족의 정주현이었다는 점. 마지막 순간 급하게 공을 던지다보니 송구가 옆으로 빠지면서 타자를 살려주는 결과를 낳았다.

이날 서폴드는 1회 LG 김현수에게 2점 홈런을 내줬지만, 7회까지 투구수 76개를 기록하며 완투 페이스로 호투했다. 하지만 하주석의 실책은 서폴드의 멘탈을 한순간에 터뜨렸다. 송진우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서폴드를 다독였지만, 결국 서폴드는 다음타자 홍창기와 오지환에게 잇따라 장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하주석은 올해 실책 2개를 기록중이다. 첫번째 실책 또한 서폴드가 선발 등판한 지난 14일 KT 전 1회 중계 플레이 과정에서의 홈 악송구였다. 서폴드로선 '왜 나한테만 이러냐'고 속상해할만하다.

오지환의 2타점 3루타 때 나온 한화의 허술한 중계 플레이도 도마에 올랐다. 우익수 임종찬은 고교 시절 투수로 140㎞가 넘는 직구를 던졌던 강견의 소유자다. 때문에 최원호 감독 대행은 콜업 이후 임종찬을 우익수에 기용하고 있다.

신인인 임종찬에게 오지환의 쐐기타는 마치 끝내기 안타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임종찬의 느릿느릿한 중계 플레이를 틈타 오지환은 3루까지 질주했다. 곧이어 오지환이 투수 폭투로 홈을 밟았음을 떠올리면, 1점을 공짜로 내준 플레이였던 셈이다.

이로써 한화는 LG와의 주말 3연전에서 단 3점에 그치는 타선의 부진 속 3연패를 기록, LG전 전패의 악몽을 이어갔다. 18일 합류한 새 외국인 선수 브랜든 반즈가 이틀간 2루타 3개 포함 4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반즈는 4번의 출루에서 모두 2루를 밟았지만, 단 한번도 홈에 들어오지 못했다.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한화 서폴드.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7.19/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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