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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투구수 보다 승리를" 김원중, 그렇게 마무리 투수가 되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7-20 12:40


19일 삼성전에서 10세이브를 달성한 뒤 인터뷰 하는 김원중.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롯데 새 마무리 투수 김원중(27). 19일 대구 삼성전은 의미 있는 경기였다.

2-1 박빙의 리드를 4아웃 터프 세이브로 지키며 10세이브 고지에 올랐다.

마무리 변신 첫 시즌에 달성한 두자리 수 세이브. 큰 의미가 있다. 바뀐 보직에 안정적 연착륙을 의미하는 지표다.

마인드도 180도 달라졌다. 선발 마인드를 버렸다.

확 달라진 김원중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하나.

19일 삼성전에서 김원중은 33구를 던졌다. 그 중 9회말에만 5타자를 상대로 28구를 던졌다.

모든 타자와의 승부가 길게 이어졌다. 2사 2루에서 대타 이원석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이 나오면서 투구수가 더 늘었다.

김원중은 선발 투수 시절, 완벽투를 펼치다 간혹 위기 상황에서 투구수가 늘어나곤 했다.


그때 그 기억 때문이었을까. 취재진으로 부터 '제구 불안'에 대한 조심스러운 질문이 이어졌다.


롯데 김원중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
하지만 김원중은 단호했다.

"아, 그건 아니고요. 제가 원한 곳에 잘 들어갔고요. 1점을 주면 안되는 상황이고, 중심타선에서 뒤로 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코너 구석으로 던지려 노력했어요. 원석이 형이 데이터 적으로 (찬스에) 강하기 때문에 더 구석으로 던지려고 하다 베이스를 채우려고 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확신에 찬 대답. 상황에 맞는 마무리 투수로서 전략적 접근을 한 셈이다.

실제 그는 선발과 다른 마무리 투수의 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투구수 관리라는 건 선발할 때와는 전혀 다른 것 같아요. 마무리는 그 상황이 끝이잖아요. 선발할 때는 투구 수를 관리해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니까요. 실제 (정)보근이가 마운드에 올라왔을 때 어렵게 승부해도 될 것 같다고 상의하고 내려갔어요. 그 덕분에 좋은 볼 배합이 될 수 있었죠."

하지만 선발 당시 기억을 죄다 버린 건 아니다.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기억도 있다. 선발투수 당시 필요한 경험을 끌고와 마무리 능력치 확장에 활용을 하고 있다.

다양한 구종 활용은 그 중 하나다. 패스트볼과 포크볼 투 피치를 확장,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마지막 승부처에서 타자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든다.

"선발은 아무래도 구종이 많아야 좋은 거 잖아요. 제가 가진 장점 중 하나라 생각해요. 이를 잘 살려 직구 하나만 노리지 못하게끔 하려고 합니다."

페이스 조절 보다는 짧은 이닝 전력피칭 해야 하는 마무리 투수.

얼굴이 상기될 만큼 '승부사' 기질이 철철 넘치는 김원중의 몸에 잘 맞는 옷일 수 있다.

다만, 철저한 포커페이스가 되기 위해 생각을 단순화 했다.

"마운드에 올라가서 무슨 생각을 한다기 보다는요. 타자만 보고 전력으로 던지는 것 같아요."

비운 자리 만큼 짜릿한 결과가 채워지고 있다. 달라진 마인드.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면서 몸도 마음도 마무리 투수가 되고 있다.

"마무리 체질이요? 솔직히 해본지 얼마 안돼서 잘 모르지만요. 짧게 던지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웃음)"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김원중과 정보근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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