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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인]삼성 마운드 '스피드 업'과 '부상 관리', 피할 수 없는 함수관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7-10 02:28 | 최종수정 2020-07-10 08:32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6회말 삼성 원태인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08/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모든 얻음에는 대가가 따른다.

투수의 스피드 업. 공이 빨라진 만큼 부상 위험이 커진다.

투수 전문가 키움 손 혁 감독은 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속도가 올라가면 부상의 위험에 맞닿아 있는 건 사실이에요. 투수를 가장 많이 다치게 하는 건 직구거든요. 트레이너에게 다른 쪽 근육을 강화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있습니다."

빨라진 안우진의 부상 우려를 묻는 질문에 대한 설명.

이날 맞대결 한 삼성 라이온즈. 올시즌 파란의 팀이다.

지난 4년이 암흑기를 떨치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가장 큰 힘은 마운드다. 1위 NC와 함께 가장 많은 선발승(25승). 불펜 평균자책점 4.63으로 키움(4.58)에 이어 2위다. 블론세이브도 3차례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최채흥.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7.05/
지난 시즌만 해도 삼성 마운드는 강하지 않았다. 선발승은 단 37승으로 8위, 불펜도 단단한 편이 아니었다.


강해진 비결. 젊은 투수들의 스피드 업에 있었다. 토종 영건 원태인과 최채흥은 지난해에 비해 구속을 3~5㎞ 정도 늘렸다. 불펜진의 파이어볼러 김윤수, 장지훈도 스피드가 더 늘었다.

빨라진 비결은 크게 두가지.

첫째, 강한 캐치볼이었다. 삼성 투수들은 "캐치볼 할 때 가슴 한 가운데로 세게 던지는 연습을 꾸준히 해왔다. 그러다보니 스피드가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둘째, 발사 각도 조정이다. 팔 각도를 최대한 높였다. 많은 삼성 투수들의 팔 각도는 정통 오버스로우에 가깝다. 장지훈 홍정우 같은 젊은 투수들은 지난 겨우내 팔 각도 높이기에 힘을 썼다.

효과는 확실했다. 같은 스피드라도 높은 팔 각도에서 뿌리는 공은 배트와 접지면이 줄어든다. 보이는 것 보다 볼끝도 더 좋아진다. 그만큼 정타를 맞히기가 어렵다. 삼성 투수들이 던지는 140㎞ 언저리의 패스트볼에 타 팀 타자들의 배트가 밀리는 이유다.


2020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7회말 삼성 김윤수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6.18/
지금까지 삼성은 투수들의 '스피드 업' 덕을 톡톡히 봤다.

하지만 그만큼 부상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 허삼영 감독도 이 같은 사실을 잘 안다. 투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이유다.

8일 고척 키움전에서 6점 차 역전패를 당한 허 감독은 9일 키움전을 앞두고 "2시간 반을 이기다 마지막 30분을 졌다. 내 불찰"이라면서도 향후에도 무리한 투수진 운영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허 감독은 "이 또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향후에도) 계산에 맞지 않는 불펜 운용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펜진의 완벽한 대비는 어렵다. 불펜에서 던지는 회수를 줄여야 보호가 될 거라고 본다. 상황에 맞춰 두 명이 준비하고 있다면 그만한 손실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허삼영 감독은 아무리 주축 투수라도 지친 기색이 보이면 엔트리에서 말소해 회복할 시간을 준다. 부상 방지 차원이다. 최채흥 최지광 장필준 이승현 등이 퓨처스리그에 다녀왔다. 9일에는 원태인도 말소했다. "예년에 비해 이닝 수가 많았다. 지쳐 있고, 체력적 부담이 있어서 열흘 정도 휴식을 줄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무더위의 시작. 삼성 야구의 지속 가능한 상승세는 마운드의 힘에 달렸다.

스피드 업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섬성 투수들. 본격적인 여름승부를 맞아 부상관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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