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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그의 눈은 이미 벌겋게 충혈돼 있었다.
한국에서 함께 살고 있는 아내 애슐리는 둘째를 임신중이다. 임신 12주 차다. 하지만 최근 건강이 안 좋아졌다. 어지간 하면 버티려고 했다. 하지만 몸 상태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았다.
결국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출국이 결정됐다. 뷰캐넌 아내 애슐리와 20개월 된 첫 아들 브래들리는 3일 미국으로 출국한다. 코로나19 정국과 출산 일정 등을 고려하면 시즌 끝까지 생이별이 될 수 있는 헤어짐.
'코로나19 정국 속에 한국 생활의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뷰캐넌은 양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약 10초 정도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이 북 받쳤다. 삶의 전부인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 가혹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보였다.
감정을 조절한 그는 한참만에 입을 뗐다.
그는 통역을 통해 "가족이 미국에 돌아가는 상황이 됐다. 내게는 가족이 곁에 있는 게 너무나도 큰 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가족이 돌아가면 정말 많이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최대한 정신적으로 집중해 멘탈을 잡으려 노력하겠다"고 이야기 한 뒤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고통스러운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뷰캐넌은 이날 9이닝 동안 단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하는 역투로 데뷔 첫 완투승을 따내며 시즌 6승째(3패)를 거뒀다.
뷰캐넌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면서 유리하게 가져갔던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점수 차도 여유가 있었고, 반드시 내 손으로 게임을 마치고 싶어 감독님과 투수코치께 부탁을 드렸다. 8회 공에 맞은 강민호 포수에게도 9회를 함께 할 수 있냐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최고의 피칭을 선보인 뷰캐넌. 112구 투혼의 완투승이 이틀 뒤 곁을 떠나는 삶의 전부인 가족에게 바친 마지막 선물이 됐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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