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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약점이 발견되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법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의 약점에 대해 "높은 공에 약한 스윙 궤적이다. 어퍼 스윙은 낮은 공은 잘 쳐도 높은 공에는 정확성이 떨어진다"고 몇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류 감독의 말대로 라모스의 약점은 높은 공과 바깥쪽 공이다. 라모스가 부상 이전 그나마 약점을 잘 드러내지 않은 건 정확한 선구안 덕분이었다. 높은 공과 바깥쪽 유인공을 볼로 잘 골라냈다.
라모스는 부상 직전인 지난 11일 SK 와이번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부터 부상 복귀 후 3경기까지 최근 4경기 연속 삼진을 2차례씩 기록했다. 삼진 8개를 분석해 보니, 모두 헛스윙 삼진인데 높은 공 또는 바깥쪽 코스에 당한 게 7번이었다. 그중 체크스윙 삼진은 2번이었다.
20일 두산전에서도 라모스는 7회말 선두타자로 나가 좌완 이현승의 144㎞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걸치는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현승은 4구째 직구와 5구째 슬라이더를 연속 바깥쪽으로 구사한 뒤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승부구를 던진 것이다. 9회말 1사 2루서도 라모스는 좌완 함덕주와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끝에 8구째 바깥쪽 142㎞ 직구에 헛스윙을 하고 말았다.
단순히 타격 결과가 나온 승부구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높은 공과 바깥쪽 공에는 파울 또는 헛스윙이 많다. 라모스가 날린 44안타를 보니 좌측이 11개, 가운데가 12개, 우측이 21개다. 홈런 13개 중 좌측은 3개인 반면, 가운데와 우측이 각각 2개, 8개로 압도적으로 많다. 상대투수들은 이제 라모스에게 몸쪽 또는 낮은 공 구사를 꺼리고 있다.
라모스는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8개팀과 상대해 봤다. 이제는 모든 구단들이 실전을 통해 라모스 공략법을 터득했다는 게 핵심이다. 그만큼 라모스도 그에 대한 대처법을 찾아야 한다. 라모스는 기본적인 자질을 갖춘 타자다.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약점은 언제나 드러나게 돼 있고, 상대는 좋은 공을 줄 리 만무하다. 정확한 선구안과 노림수를 동원하는 수밖에 없다. 수싸움에서 이기는 타자, 그게 바로 강타자다.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에릭 테임즈도 높은 공에 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볼카운트에서 몰리면 몸쪽 하이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헛돌리기 일쑤였다. 그러나 그는 약점은 약점대로 드러내 놓으면서 장점을 더욱 발휘했다. NC 다이노스에서 3시즌 동안 293번의 삼진을 당했지만, 124홈런을 터뜨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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