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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아찔했던 순간, 2년전 '악몽'이 떠올랐다.
라모스는 트레이너의 점검을 받은 뒤 뛸 수 있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다음 타자 나지완의 타석에서 초구가 파울이 된 직후, 라모스는 1루 벤치를 향해 교체 사인을 보냈다. 라모스는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연신 다리를 절룩거렸고,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최형우의 무릎과 부딪힌 허벅지 위부분 통증이 심했던 모양이다.
LG는 당시 "충돌로 인해 엉덩이 쪽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병원을 가진 않고 현재 휴식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보호 차원에서 바꾼 것이지 부상이 심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이런 라모스가 충돌 후 그라운드에 쓰러지는 순간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LG 더그아웃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다행히 이후 후유증은 없었다. 라모스는 사고 후 간단한 치료를 받고 벤치에서 여유넘치는 표정으로 동료들과 경기를 지켜봤다.
다음 날인 1일 오전 라모스의 상태를 다시 물었다.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어제 아이싱을 받고 괜찮다고 했고 버스로 서울로 무사히 이동해 귀가했다. 오늘 오전 이상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을 계획인데 아직 본인 연락이 없다"면서 "좀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내일 출전은 긍정적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LG는 2일부터 삼성 라이온즈와 홈 3연전을 갖는다.
공교롭게도 LG는 2년 전 외인타자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다친 기억이 있다. 2018년 4월 17일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을 치고 1루로 전력질주를 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다. 이 일로 그는 3개월 가까이 재활에 매달렸고, 복귀 후에도 잦은 부상으로 결장하는 날이 많았다.
LG는 지난해에도 외국인 타자의 부상이 문제가 돼 시즌 내내 고전했다. 지난 겨울 '건강'을 1순위 조건으로 삼고 외인 타자를 물색한 이유다. 라모스는 건강은 물론 선구안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타자로 지금은 다른 팀들에게 공포의 4번타자로 각인돼 있다. LG에게는 아찔했던 5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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