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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분석]타고투저가 뭐에요? 고척을 달군 뷰캐넌 vs 최원태의 명품 투수전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5-13 20:42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뷰캐넌이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5.13/

2020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최원태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5.13/

[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시즌 초 부터 불붙은 극심한 타고투저 바람.

하지만 투수 하기 나름이다. 타고투저를 비웃는 명품 투수전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쳤다.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vs 삼성의 시즌 2차전. 키움 최원태와 삼성 뷰캐넌의 눈부신 선발 맞대결이 펼쳐졌다. 그야말로 투수전의 묘미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짜릿한 경기였다.

두 투수의 시즌 두번째 등판. 최원태와 뷰캐넌은 지난 7일 나란히 시즌 첫 등판을 했다. 썩 좋은 기억이 없었다. 뷰캐넌은 7일 NC전 6이닝 동안 홈런 포함, 6안타와 4사구 2개로 5실점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최원태는 지난 7일 광주 KIA전에서 5이닝 9안타 2볼넷으로 2실점 했다. 위기 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 했지만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손 혁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최원태가 첫 등판 당시에 지난달 조부상으로 잠을 충분히 못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이날 호투를 예고했다. 손 감독의 예언대로였다.

최원태는 침체된 삼성 타선을 상대로 거침 없이 스트라이크를 찔러 넣었다. 초반부터 주무기 투심이 최고 147㎞에 달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활용한 완급조절, 제구도 훌륭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를 훌쩍 넘었다. 그러다보니 삼성 타자들의 배트가 빨리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닝이 흐를수록 투구수가 줄었다. 단 47구 만에 순식간에 5이닝을 마쳤다. 7회까지 단 1안타 1실점. 2회 선두 타자 이성규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7회말까지 18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마의 8회를 넘지 못했다. 선두 김상수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1사 2루에서 이학주에게 통한의 적시타를 허용했다. 내야 실책으로 이어진 1,3루에서 박찬도에게 추가 적시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7⅓이닝 89구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4실점(2차책). 눈부신 호투에 비해 결과가 아쉬운 경기였다.

뷰캐넌은 최원태의 역투에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 키움 강타선을 상대로 다양한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과 면돗날 제구력으로 맞섰다. 1회 2사 1,2루에 몰리는 등 초반 투구수가 조금 많았지만 이닝이 흐를수록 자신감이 붙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줄여나갔다. 5회까지 투구수는 단 68구. 6회 기습 번트 안타와 내야 실책으로 2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홈런킹 박병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하고 자력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 승부의 백미였다. 7이닝 101구, 단 2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데뷔 첫승을 눈 앞에 뒀다.

두 투수의 눈부신 투수전 속에 경기는 스피디 하고 박진감 넘치게 진행됐다. 1시간 여만에 5회말을 마치고 클리닝 타임을 맞았다.

홈런이 펑펑 터지는 타격전만 재미있는 건 아니다. 숨 막히는 투수전의 묘미도 긴박감은 최고다. 이렇게 재미있는 투수전을 관중이 직관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로 결과를 떠나 두 투수의 호투는 눈 부셨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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