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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큰 영향을 미치는 분야 중 하나는 스포츠가 아닐까 싶다. 프로스포츠의 메카 미국은 현재 최악의 바이러스 전염 사태로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주요 스포츠가 기능 정지 상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과 수익을 자랑하는 메이저리그 팬들의 야구 갈증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ESPN이 KBO리그를 미국에 중계하는 이유다. KBO가 사상 처음으로 중계권을 해외에 판매한 사례다.
미국 팬들은 한국 야구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았을까. 적어도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요소에 재미를 느끼는 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KBO리그의 경기력, 즉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양할 것이다. KBO리그가 '고급야구'를 보여줘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고급야구가 있으면 저급, 중급야구도 존재하는 것인데, KBO리그의 수준은 어느 정도나 되는 것일까. 올림픽 금메달,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프리미어12 준우승 등의 국제대회 성적을 보면 고급야구 같기도 하고, 늘어지는 타격전과 잦은 실책과 심판들의 오심을 들여다 보면 저질 논란도 읽을 수 있다.
그래도 5~6일, 이틀간 벌어진 KBO리그 10경기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경기력과 관련해서는 한화 이글스 워윅 서폴드의 외국인 첫 개막전 완봉승이 나왔고, 게임당 평균 2.2개의 홈런이 터져 타고투저의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NC 모창민의 '빠던', 구심의 역동적인 삼진콜, 무관중 속에서도 펼치는 치어리더들의 응원 등도 눈길을 끌었다.
LG 류중일 감독은 6일 두산전을 앞두고 "전세계 팬들이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의식하지 않는다. 한국야구는 저 정도면 잘한다는 말이 나오면 좋겠지만, 투수는 잘 던지고 주자와 야수들은 실책을 줄이고, 기본을 잘 지키는 야구를 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한술 더 떠 "외국에서 중계하는 것을 왜 신경 써야 하나. 고급야구의 기준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기고 지는 것을 신경 쓴다. 팬들을 위해서 야구를 하지만 감독은 다른 팀과 싸워서 이기는 생각만 한다. 선수들의 능력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감독의 역할"이라면서 "고급야구를 굳이 따지자면 천억씩 주고 그쪽 선수들 데려와서 하면 된다. 고급야구는 팬들이 평가하는 것이고, 우린 팀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잠실 감독들은 표현이 다를 뿐, 이기기 위해 기본에 충실하고 집중하자는 건 같다. 이걸 고급야구로 봐도 무방한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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