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LG 트윈스가 캠프를 차린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 구장.
좋은 분위기, 그 중심에 수장 류중일 감독이 있다. 뉴 페이스 정근우를 필두로 한 고참들과 하루 하루 웃지 못할 일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캠프를 이끄는 수장 류중일 감독. 10개 구단 최고참 사령탑이지만 스스럼 없는 농담 속에 선수들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툭 내려놓은 권위. 그 틈새 만큼 선수들과 함께 호흡할 공기층이 두텁게 형성되고 있다.
연신 구수한 대구 사투리로 선수단에 웃음을 던지는 사령탑. 어느덧 류중일 표 사투리는 선수단 사이에 유행어가 되고 있다. 류 감독은 유지현 수석코치에게 "감독 사투리 따라 쓰는 선수한테 벌금 매깁시다"라며 너털 웃음을 짓는다. 캠프 분위기, 좋지 않을 도리가 없다.
# 최근 웃지 못할 일화 No1.
정근우가 타석에 섰다. 류중일 감독 특유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야야, 외야 앞으로 땡기라."(나이가 많아 장타력이 떨어졌다는 장난)
정근우 : (어이 없는 표정으로)감독님, 저 아직 괜찮습니다.
류중일 : 그럼, 니 삐줘(보여줘).
그 순간, 난데 없이 대기 타석에 있던 김민성이 불쑥 고개를 들이민다.
김민성 : (긁적)저~~어....감독님...
류중일 : 와? 먼데?
김민성 ; (주저하다)제~가, 삐존(선수단 훈련 B조)데요?
# 최근 웃지 못할 일화 No2.
정근우가 수비 훈련에 한창이다.
라이브 배팅에서 어려운 타구를 발 빠른 대처로 기 막히게 처리했다.
'나이스 캐치', 여기저기서 큰 탄성이 터진다. 이를 지켜보던 류중일 감독. 장난기가 발동한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연습 스윙을 하던 주장 김현수를 부른다.
류중일 : 야야 현수야.
(김현수, 거리가 멀어서 잘 못 듣는다)
류중일 : (좀 더 크게) 야야 현수야.
김현수 : (그제서야 고개를 돌리며) 네, 감독님.
류중일 : 저기, 나이스 캐치가?
김현수 : (사태 파악이 미처 안돼 당황스런 표정이다. 정근우는 김현수의 선배다)
류중일 : (아랑곳 하지 않은채)저기, 나이스 캐치냐꼬?
김현수 : (그제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웃으며) 아...아...아닙니다.
류중일 : 그래, 이지(easy-수비하기 쉬운 타구라는 야구 현장 용어)다. 이지~. 발이 안 간기다.
# 최근 웃지 못할 일화 No3.
LG는 오프 시즌,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장의 수장,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류중일 감독, 캠프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덕담에 손사래 치기 바쁘다.
관계자 : LG, 올해 우승후보 아닙니까?
류중일 : (격하게 손사래 치며)아, 왜케요?(왜 이래요?)
(손님이 돌아가고 난 정적 속...그제서야 내부자들에게 속내를 살짝 던진다)
류중일 : 야야, 선수들이 내 맘을 알꼬?
오키나와(일본)=정현석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