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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실행위원회는 3일 '우한 코로나' 확산과 관련한 정규시즌 개막 연기 여부를 논의하면서 경기수 축소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기준 일일 확진자 증가 추이를 보면 지난 1일 595명, 2일 686명, 3일 600명이다. 4일 오전 10시 현재 누적 확진자는 5328명으로 늘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지난달 25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3월 20일 정점을 찍고 감염자가 최대 1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그 이전 1만명을 넘어서고 정점에 이르는 시점은 여전히 예측하기 힘들다. 정부는 초중고 각급 학교 개학을 23일로 연기했고, 서울시는 도심 집회를 금지한데 이어 종교 예배 등 각종 모임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경기수 축소는 여러가지 면에서 결정이 쉽지 않다. KBO 중계권, 각 구단의 광고 판매 등 계획된 마케팅 계약 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그에 따른 수입 감소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KBO는 지난달 3일 지상파 3사와 역대 최대 규모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통신-포탈 컨소시엄과 뉴미디어 중계권 계약을 해 중계권만으로 연평균 760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게 됐다. 또한 각 구단이 야구장 펜스, 선수 유니폼 광고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마케팅 수입도 100억~150원에 이르는데, 일정이 축소된다면 이 부분에서 수정이 불가피해진다.
KBO는 1982년 출범 이후 단 한 번도 계획된 경기를 취소한 적이 없다. 2015년 이후만 봐도 페넌트레이스는 720경기, 포스트시즌은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최대 19경기를 예정대로 모두 소화했다. 경기수 축소는 관중 수입 감소로도 직결되므로 구단으로선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KBO와 프로야구 구단들은 규모와 흥행, 수입, 인기에서 자타공인 국내 최고의 프로스포츠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어떤 이유로든 일정이 축소되는 건 용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시즌을 3주간 중단해도 개막을 앞당기거나 포스트시즌을 늦추면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그러나 전염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무리한 일정 강행으로 선수 혹은 팬, 관계자 중 누군가 확진자가 나오기라도 한다면 모든 게 파국이다. 국민 건강을 앞서는 명분은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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