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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마지막 시즌 앞둔 박용택 "'우승택'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1-09 11:58


LG 트윈스 박용택은 우승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올시즌이 끝나면 또 한 명의 레전드가 유니폼을 벗는다.

LG 트윈스 박용택은 지난 2018년 겨울 생애 세 번째 FA를 선언하면서 2년 25억원에 재계약했다. 2년 뒤 은퇴 조항도 사실상 공론화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쏟아졌다. LG는 올시즌 박용택 은퇴와 야구단 창립 30주년을 연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중이다. 각 구단 및 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함께 은퇴 투어도 고려중이다.

그러나 박용택은 올시즌 전력상 쓰임새가 예전만큼 넓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용택의 포지션은 좌익수, 지명타자인데, LG 외야진은 김현수 이천웅 채은성 이형종 등 넘치고, 지명타자 자리도 선발서 빠진 선수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류중일 감독은 박용택을 여전히 팀의 중심으로 삼고 선수단을 독려하겠다고 했다. 모범적인 자기 관리, 온화한 리더십, 무엇보다 나이가 들면서 어쩔 수 없는 적응과 변화에 능하다는 점을 류 감독은 높이 사고 있다.

지난 8일 선수단 시무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박용택은 "마지막 시즌 새해가 밝았다. 월급 안나오는 시기인데 이렇게 야구장에 왔다"며 농담을 던지면서 "요즘 '선수로서 마지막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센치'하게 보내고 있다. 잠도 잘 안온다"며 심정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박용택의 목표는 다른 것이 없다. 무조건 우승이다. 2002년 입단하자마자 다이내믹한 타격과 주루, 수려한 외모로 트윈스의 주축으로 떠오른 그는 지난해까지 18년 동안 모범적인 선수로 팬들의 사랑을 한몸으로 받아왔다. 20012~2018년, 나이 서른을 넘겨 이룬 7시즌 연속 타율 3할과 150안타 기록은 '난공불락'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3차례 FA 협상도 별 무리가 없었다.

박용택은 "여기까지 오리라 생각은 못했다. 우승을 못하고 마지막 시즌 될 것이라고는 더더욱 생각 못했다"며 "LG팬들은 되게 흥도 많고 많고 화도 많다. 승리보단 패배 때문에 그런 것이 많이 생긴다. 정말 공감한다. 내가 별명이 많은데, '우승택'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그런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무엇보다 몸 관리가 중요하다. 은퇴 생각 때문에 밤잠까지 설친다는 그는 "작년에 18년차 만에 처음으로 부상으로 많이 빠졌다. 올해 비시즌 준비는 거의 하나부터 열까지 몸에 대한 것들 뿐이다. '야구를 어떻게 해야지'보다는 '건강하게 1년을 보내야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살이 4~5㎏ 빠졌다. 좀더 빼서 2009년 몸무게 85㎏을 만들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통산 2439안타를 친 그는 최다안타 기록 행진에 관해 "마음 같아서는 올해 200개도 치고 싶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인 것들은 진심으로 없어졌다. 아무 것도 안하고 후배들한테 얹혀서 우승했으면 좋겠다"면서 "하정우가 나오는 영화에서 봤는데, 나도 33명(배번 33번)의 소수 정예를 이끌고 전국을 한 바퀴 돌았으면 하는 그런 공상을 한다. 전국 야구장을 돌면서"라고 했다.


자신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박용택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 우승의 마지막 투수였던 배영수를 떠올렸다.

"작년에 배영수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한 팀이 아니라 여러 팀을 돈 끝에 마지막에도 우승 헹가레를 받았지 않았나. 어쩌면 내가 꿈꾸는 일일 수 있다"며 "내가 주축이든 아니든 우승하는 경기에서 마지막 타자가 되고 싶은 막연한 소망이 있다. (한국시리즈)7차전 9회말 주자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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