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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예고된 결과. 지금 기로에 서있는 한국야구의 고민이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아시아 지역 대회에서는 보통 한국, 일본, 대만이 메달을 나눠갖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다른 국가들과의 실력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중국에 두번이나 졌다. 예선에서의 패배에 이어 마지막 3-4위 결정전에서도 패하면서 최종 순위 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야구가 국제 대회에서 중국에 패한 것은 2005년 아시아선수권 3위 결정전 이후 14년만이다. 중국야구는 한국과 비교해 몇 수 아래다. 그만큼 수준 차이가 컸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결과가 아쉽다. 2015년 해당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한국은 2번만에 우승트로피 탈환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일본, 대만에 이어 중국에도 패하면서 쓸쓸한 귀국길에 올랐다.
냉정한 현실이다. 갈 수록 고교, 대학야구 선수들과 프로 선수들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관리를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과 아마추어 선수들은 차이가 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 지도자들은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본기가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처럼 입단 하자마자 프로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들도 있지만, 뒤집어보면 그 선수들을 제외하고 프로 1,2년차에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한 프로팀 지도자는 "아마추어때 천재적인 재능이 있는 선수라고 평가를 받는 선수들도, 프로에 와서 훈련을 시켜보면 기초도 안돼있는 경우고 많다. 그럴 때는 어디서부터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며 우려했다.
그러다보니 한두살이라도 적은 고교 선수들의 발전가능성을 높이 사고, 신인 드래프트때도 편중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더욱이 최근 대학야구 선수들은 과도기를 겪고 있다. 예전처럼 100% 훈련만 하는 게 아니라 학교 수업과 시험까지 놓치지 않고 챙겨야 하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몇몇 학교들은 연습 장소가 떨어져있는 경우 이동에만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아야 해서 더더욱 훈련양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한다. 적은 훈련 시간에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기본기보다는 투구 구속 증가, 장타력 향상 등 보이는 위주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물론 훈련에 '올인'하는 엘리트체육이 정답은 아니다. 하지만 유소년기를 엘리트야구로 보내온 선수들에게 대학에서 두마리 토끼를 잡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되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게 되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 엘리트보다 클럽 활성화를 추구하던 일본도 최근 야구에 있어서는 다시 엘리트를 추구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 대회 결과는 대표팀 뿐만 아니라 KBSA나 아마추어 지도자들, 야구계 관계자 모두에게 큰 충격일 것이다. 어른들이 지금보다 현실적인 문제 파악에 나서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길을 제시해줘야 할 때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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