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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를 비롯해 시대를 풍미했던 '벌떼 마운드'의 2019버전이 주가를 드높이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불펜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2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초반 구원 싸움은 키움이 밀리는 양상이었다. 2회 1사 2,3루서 등판한 안우진이 3회를 무실점으로 넘기고 4회 안타 2개로 한 점을 허용해 스코어는 3-5로 여전히 키움이 뒤진 상황. 돌파구가 마련된 건 5회말 윤영삼이 선두 채은성에게 볼넷, 페게로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에 몰린 순간이었다. 이때 키움 벤치는 사이드암스로 한현희를 불러올렸다. LG의 하위 타선 오른손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한 투수 교체.
김민성이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가 됐지만, 한현희는 유강남을 3루수 땅볼, 정주현을 1루수 직선타로 막고 무실점으로 넘겼다. 이후 키움은 승부처마다 투수 교체를 단행하며 LG의 공격 흐름을 차단했다. 6회 이영준, 7회 김동준과 조상우 모두 무실점 투구로 임무를 수행했다. 조상우는 8회까지 1⅓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뒤 9회 마무리 오주원에 마운드를 넘겼다.
키움은 선발투수 전력이 LG의 '빅3'에 비교해 처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불펜투수들의 활약은 선발진에게 모자란 힘을 채우고도 남았다. 키움은 플레이오프에서 SK 와이번스를 만난다. SK 역시 김광현, 앙헬 산체스, 헨리 소사, 박종훈, 문승원 등 선발진이 강력하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썼던 마운드 운영 전략을 그대로 쓸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준플레이오프를 4차전에서 결정지어 3일간의 휴식을 확보, 힘을 비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키움은 올 정규시즌 불펜 평균자책점이 3.41로 10개팀 중 단연 1위다. 지난해 최하위(5.67)에서 1년새 최강 불펜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키움이 '벌떼 마운드'로 가을야구 정복자로 나서기 시작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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