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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SC초점]충격의 2위SK.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9-10-01 22:26


2019 KBO리그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2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7대3으로 패배한 SK 선수들이 아쉬워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19.09.24/

[대전=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SK 와이번스가 충격의 2위로 2019시즌을 마쳤다. 초반엔 두산 베어스와 1위 다툼을 해오다가 5월말부터 1위로 올라서 단독 1위를 놓치지 않았던 SK는 7월말까지만해도 정규시즌 우승이 확실시 되는 모습이었다.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은 2위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으로 인식됐다. 누구도 SK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아무리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따라와도 SK의 우승 전선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8월 중순부터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하더니 2경기를 남기고는 두산에 역전을 당했다. 그리고 시즌 최종일인 1일 두산이 NC를 누르면서 2위가 됐다. SK의 우승 전선이 어디서 꼬였을까.

7월 31일까지의 SK 성적은 67승1무33패. 3분의2 이상을 이겼다. 당시 2위 키움이 63승40패, 3위 두산이 59승41패였다. 키움과는 5.5게임, 두산과는 8게임 앞서 있었다.

8월들어 SK가 주춤했다. 13승12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넘겼다. 두산이 17승7패의 파죽지세를 달리며 2위로 올라섰다. 그래도 SK와 두산의 차이는 3.5게임이었다. 남은 경기는 SK가 18경기, 두산이 20경기. 연승과 연패가 이어지면 뒤집힐 수도 있지만 잔여경기를 치를 수록 순위가 결정난 하위팀이 유망주들을 기용하는 경우가 많아 상위 팀이 승수를 쌓는게 더 유리하기 때문에 뒤집혀 지는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일이 SK에 일어났다.

9월 초반엔 5할 승률을 유지하면서 두산과의 3.5게임차를 유지했다. 9월 14일 열린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두산 배영수의 끝내기 보크 덕에 9회말 극적인 7대6 역전승을 거두면서 4.5게임차로 벌리며 우승을 사실상 확정 짓는 듯했다. 남은 11경기서 뒤집힐 염려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맞대결에서의 승리가 긴장감을 풀리게 했을까. SK는 이후 6연패에 빠졌다. 특히 2연패 후 만난 두산과의 더블헤더에서 모두 패하면서 4연패. 두산에 2.5게임차로 줄었다.


두산은 14일 SK전서 충격의 역전패를 한 뒤 두번을 더 패하면서 우승에서 멀어지고 오히려 3위 키움과의 2위 싸움을 해야하는 위기였지만 SK와의 더블헤더에서 승리한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SK는 20일 키움과의 경기마저 1대5로 패하더니 사흘 휴식 후 열린 24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산체스를 내고도 3대7로 역전패, 6연패에 빠졌다. 그사이 두산은 2승1무1패를 기록해 1게임 차가 됐다. 하지만 동률이 될 경우 맞대결 성적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두산이 더블헤더를 모두 챙기는 바람에 9승7패로 앞섰고, SK는 두산과 최소한 같은 성적을 거둬야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9월 28일 삼성과의 경기서 연장 접전 끝에 7대9로 패한 것이 결정적 한방이 됐다. 홈 최종전서 승리하기 위해 외국인 에이스 라이블리를 낸 삼성은 SK의 끈질긴 추격을 이학주의 투런포 한방으로 뿌리쳤다.

벼랑끝에 몰린 SK는 29일 한화전을 간신히 승리하고 30일 최종전서 한화 채드 벨을 두들겨 6대2로 승리해 88승1무55패의 SK 팀 최다승 신기록을 썼지만 두산의 1일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했다. 두산이 9회말 끝내기로 승리하며 SK의 우승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SK 염경엽 감독은 시즌 전체를 보고 선수들의 체력 관리에 신경을 썼다. 선발들에겐 한번씩 로테이션에서 빼주면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했고, 불펜은 사흘 연투를 없애고 투구수에 따라서는 이틀 연투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특별히 신경을 썼다.

마운드는 크게 문제없이 잘 돌아갔지만 문제는 타격이었다. 반발력이 떨어진 공인구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233개를 기록했던 SK는 오해는 116개로 뚝 떨어졌다. 정확히 절반이 줄어든 수치다. 염 감독은 시즌 전 시물레이션을 통해 20% 정도 홈런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장타보다는 정확성에 중점을 두고 전지훈련을 했다. 좀 더 디테일을 가미해 작전 야구를 더했고, 이는 줄어든 장타를 어느정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초반엔 잘 맞아떨어졌다. 4월까지 팀타율이 2할3푼8리로 가장 낮았으면서도 1위에 올랐던 것은 마운드의 힘으로 실점을 최소화 하면서 작전에 의한 득점을 하고 때론 홈런으로 결승점을 뽑았기 때문이다. 6월엔 팀타율 2할9푼9리로 전체 1위를 하는 등 투-타의 완벽한 조화로 1위를 굳혀갔다. 하지만 7월에 2할7푼5리 조금 내려가더니 8월엔 2할5푼5리로 매달 2푼씩 내려갔다. 9월에도 2할3푼대로 하락세는 계속됐다. 그러면서 팀 성적도 폭락. 막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타격이 부진해서 지다보니 나중엔 막강 마운드마저 흔들렸다. 수비와 주루에서의 실수도 자주 나왔다. 그야말로 타격부진이 총체적 난국으로 발전했다. 타선 부진으로 지고, 마운드 불안으로 지고, 수비 불안으로 지다보니 선수들의 플레이는 위축됐고, 그런 악순환이 반복됐다. 막판 부진을 공인구 때문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체력에서 오는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리던 SK는 이제 플레이오프를 대비해야 한다. 지난해와 포스트시즌 출발점은 같지만 마음가짐은 다를 수밖에 없다. 마지막 3경기를 남기고 역전을 당한 뼈아픈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지가 중요하다.
대전=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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