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삼성파격 허삼영 감독선임, 이재용 부회장의 의도는?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9-09-30 18:42


2015년 한국시리즈 3차전. 삼성-두산전을 관전하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 모친 홍라희 여사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함께 잠실구장을 찾았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예상치 못한 파격 인사를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신임 감독에 허삼영(47) 전력분석팀장이 깜짝 선임됐다.

삼성은 30일 계약이 만료된 김한수 감독 후임으로 허삼영 팀장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등 총액 9억원의 조건이다.

삼성은 수 십년간 제일 주의, 최고 주의를 지향했다. 삼성 라이온즈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제일기획으로 삼성 스포츠단이 줄줄이 이관된 뒤 라이온즈 역시 변곡점을 넘고 있다. 이제는 마지노선이라 여겨졌던 사령탑마저 자존심보다는 실용을 택한 셈이다. 철저한 무명출신 감독을 선수단 정점에 앉혔다.

스포츠단 자생과 혁신을 주문했던 삼성그룹 최고위층,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도에 눈길이 쏠린다. 삼성은 예상을 깨는 파격을 택했다.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1991년 고졸 연고구단 자유계약으로 라이온즈에 입단한 허 신임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였지만 고질인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십대 중반에 선수생활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1995년까지 1군 통산 성적은 4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15.43. 존재감은 거의 없었다.

KBO리그를 통틀어 '역대급 무명 감독'을 선택한 팀이 삼성이라는 점이 더욱 더 파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모그룹이 주위 모양새보다는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용적인 측면과 야구단 내부의 의사를 전적으로 수용했다고 볼수 있다. 또 한편으론 삼성그룹이 스포츠단, 특히 야구단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것은 아닌가하는 관측도 나온다. 여하튼 대단히 이례적인 결정이다.

허 신임감독은 데이터 분석 전문가로 꼽힌다. 외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 인사를 신임감독으로 선택한 배경이다.

허 신임 감독은 오랜 기간 라이온즈에서 몸 담으며 축적한 노하우와 현대 야구의 핵심인 데이터 분석 야구를 통해 왕조 재건에 나설 전망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가 허삼영 신임 감독은 특히 라이온즈가 2018시즌부터 도입한 트랙맨 시스템의 정착 운영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바 있다.

20년 전력분석 노하우를 갖춘 허 신임 감독은 라이온즈 선수 개개인의 기량 및 성향을 잘 파악하고 소통에 능하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 홍준학 단장은 "네임밸류를 떠나 라이온즈를 가장 잘 알고, 현재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적임자"라며 "가장 빠르게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팀을 안정시킬 수 있는 인물에 초점을 맞춘 인사"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현장과 프런트를 아우를 수 있고, 팀 내부 사정에 밝으면서 선수단과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주효했다. 데이터야구 전문가로 '삼성 왕조' 시절을 뒷받침 했던 점도 가산점이 됐다. 프런트 시절 내부 평판도 좋은 편이다. '사람 좋고, 능력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016~2019시즌 4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며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창단 이후 최대 위기'라는 말도 나온다. 침체된 분위기를 타파하고 선수단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팀을 속살까지 잘 아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어린 유망주들이 많은 팀 사정 상 젊고 현대야구에 밝은 전력분석팀장 출신 사령탑이 적합하다는 판단도 한 몫 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