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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윌슨? 켈리? 가위바위보로 정할까?"
'즐거운 고민'은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 트윈스는 오는 10월 3일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기면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패하면 5일 2차전서 역시 이기거나 비기면 된다. 준플레이오프 이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1차전서 승부를 끝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때문에 LG는 1차전에 에이스를 비롯한 주력 투수들을 총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올시즌 팀내 위상, 최근 등판 성적, 그리고 NC 상대 성적 등을 고려하면 윌슨이 1차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조금을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윌슨은 개막전 선발로 나선 LG의 명실상부한 에이스다. 후반기 들어 피로 누적으로 힘겨워 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지만, 9월 들어 페이스를 찾으면서 평균자책점을 2점대로 다시 낮췄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인 지난 24일 7이닝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삼성 라이온즈전을 포함해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04, WHIP(이닝당 출루허용) 0.81을 기록했다. 올해 NC를 상대로는 2경기에서 15이닝 13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 0.60으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2선발 켈리는 후반기 에이스였다. 9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05를 올렸다. 9월 4경기에서는 3승에 평균자책점 1.44, WHIP 1.00으로 윌슨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NC를 상대로도 4경기에서 1승1패, 25이닝 21안타 8실점, 평균자책점 2.52로 완벽에 가까웠다. 두 선수 모두 6~7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실력과 컨디션을 갖췄다. 때문에 둘을 '1+1'로 묶어 9이닝을 책임지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어떤 투수가 선발로 나오든 둘다 KBO리그에서 가을야구는 초보다. 지난해 데뷔한 윌슨이 KBO리그 '선배'라고 하지만 켈리와 다를 것은 없다. 경기의 압박감을 극복하고 잠실구장의 열광적인 함성과 열기에 초연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본인들이 준비해야 할 몫이다. 정규시즌에서 잘 하다가 포스트시즌서 무너진 에이스들은 수없이 많았다.
LG가 포스트시즌 진출 팀으로는 이례적으로 외인투수들에게 엔트리 말소라는 '배려'를 한 건 이 때문이다. 팀내에서 외인 투수들은 서로 드러내지 않을 뿐 성적과 위상에 대해 등판 때마다 경쟁심과 자존심을 의식한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몸값을 놓고 둘의 눈치를 보는 구단이 있다. '다행히' 두 선수는 정규시즌 성적이 엇비슷하다. 누가 더 낫다라고 할 것도 없다. 똑같이 14승과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리며 최강 원투펀치의 면모를 과시했다. LG의 가을야구 첫 경기 선발은 누굴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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