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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기장=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과 일본 모두 결승 진출 실패. 맞대결 혈투의 후유증일까.
일본과의 연장 혈투 후유증이 컸다. 한국은 미국전 전날(6일) 일본과 슈퍼라운드 대결을 펼쳤다. 0-2로 끌려가던 8회말 일본의 수비 실책으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0회 승부치기로 5대4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일본과의 초접전 때문에 투수진 소모가 컸다. '에이스' 소형준(유신고)이 일본전에서 6⅔이닝 2실점을 던졌고, '불펜 에이스' 허윤동(유신고)도 일본전 포함 4경기에 등판했다. 주요 투수 가운데 2명이 미국전에는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다.
또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일본전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 일찍 경기장에 나온 선수들은 집중력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강풍이 불어 기상 상황이 좋지 않기도 했지만, 잇따른 수비 실책에다 미국의 중간 투수로 나온 강속구 투수 알레한드로 로사리오의 공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체력적인 문제도 분명히 있어보였다. 일본전 승리로 뜨거워진 팀 분위기만으로 부딪히기에는 미국 선수들이 강했고, 한국은 지쳐있었다.
일본도 비슷한 후유증을 겪었다. 한국전 역전패의 여파가 훨씬 커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괴물 고교생' 사사키 로키가 예선전 내내 준비를 하다 한국전에 등판했지만, 중지 손가락 물집 재발로 1이닝만에 강판됐고 결국 경기까지 내주면서 분위기가 한층 다운됐다.
한국이 미국과 상대한 슈퍼라운드 마지막날, 일본은 호주를 만났지만 시종일관 무기력한 공격을 펼치다 1대4로 패했다. 일본 역시 '원투펀치'인 사사키와 오쿠가와 야스노부를 내세워 18세 이하 월드컵 첫 우승을 노렸지만, 결과는 충격적인 '노메달'이었다. 3~4위전에 진출한 한국과 달리 최종 5위로 대회를 마친 것은 일본으로써는 충분히 자존심을 구길만한 일이었다.
일본 나가타 유지 감독은 호주전이 끝난 후 "이런 결과가 나와 정말 미안한 마음 뿐이다. 선수들은 노력해줬다. 지금의 이 아쉬운 마음과 경험을 다음에 살려달라고 부탁하고 싶다"는 한마디를 남겼다. 몇몇 일본 선수들은 호주전이 끝난 후 아쉬움의 눈물을 비추기도 했다.
부산시 기장=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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