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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탄사 쏟아지는 LG 페게로의 대형홈런, 정확성만 붙인다면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9-04 10:16


2019 KBO리그 LG트윈스와 KT위즈의 경기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LG 페게로가 8회초 1사후 우월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9.0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파워 하나만큼은 알아줘야 한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에 대한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대체적인 평가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바깥쪽으로 흐르는 변화구에 속는 일이 잦고 빗맞은 타구가 많다. 배트 중심을 맞아 나가는 타구를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러나 배팅 파워는 으뜸으로 꼽힌다. 제대로 맞히면 비거리는 장담할 수 있다는 얘기다.

페게로는 지난 3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대형 홈런을 터뜨리며 주위를 또다시 놀라게 했다. 4-0으로 앞선 8회초 1사후 타석에 들어선 페게로는 KT 우완 이선우의 2구째 몸쪽 123㎞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관중석 가장 높은 위치를 때리는 아치를 그렸다.

KBO 공식 기록지에 표시된 비거리는 135m였다. 타구속도는 시속 170㎞였고, 발사각도는 33도. 즉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멀리 날아갔다는 이야기다. 이날 중계를 한 KBSN스포츠 장성호 해설위원은 "올해 내가 중계한 경기에서 나온 홈런 중에 가장 긴 홈런이 아닌가 한다"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이날 LG의 승리는 페게로가 일등공신이었다. 1회초 2사 만루서 좌측 파울선상에 떨어지는 행운의 적시타로 3타점을 올린 페게로는 경기 후반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포까지 쏘아올렸다.

페게로의 비거리는 지난달 1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잠실 경기에서도 화제가 됐다. 1-4로 뒤진 5회말 2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선 페게로는 키움 투수 김선기의 141㎞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훌쩍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KBO 공식 비거리는 125m였고, TV 중계 화면에는 137m로 나타났다. 낙하 지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공식 기록보다 영상 분석을 통한 비거리가 더 정확하다고 봐야 한다. 발사각도가 25.8도였다.

페게로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활약할 때 180m짜리 홈런을 날린 바 있다고 소개됐다. 일본 특유의 과장이 섞인 수치임을 감안하더라도 페게로의 타고난 힘은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활약, 나아가 내년 재계약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파워에 정확성을 붙이는 일이 중요하다. KBO리그 투수들 공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는 하나 찬스에서 고개를 숙이는 경우가 너무 많다. 페게로의 득점권 타율은 2할4푼4리로 시즌 타율 2할8푼을 한참 밑돈다. 51타석에서 18번 삼진을 당했다는 게 아쉽다. 특히 지난 8월 2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로는 16타수 2안타 밖에 치지 못했다.

이날 수원구장 오른쪽 관중석을 넘길 뻔한 대형 홈런을 계기로 클러치 능력을 살려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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