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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8월 전승' 롯데, 후반기 고춧가루 부대? 그 이상도 가능할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8-05 05:29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섣부른 기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8월에 접어든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후반기 첫 4경기에서 고개를 떨궜던 롯데가 8월 첫 주를 '전승'으로 마감했다. 3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연승, 위닝시리즈를 만든데 이어, 3~4일 안방 사직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연파했다. 롯데가 올 시즌 4연승을 거둔 것은 지난 6월 15~19일(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이후 두 번째. 마운드 붕괴-타선 침체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최하위로 굴러떨어진데 이어 단장-감독 동반 퇴진이라는 극약처방까지 내려지며 사실상 반포기상태였던 최악의 상황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이 피어오르고 있다.

앞선 두 시즌 롯데는 8월만 되면 뜨거워졌다. 2017시즌 전반기를 7위로 마감했던 롯데는 8월 들어 급격히 상승세를 타더니, 결국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에도 선발 붕괴-타선 침체 등 악재 속에 전반기를 하위권으로 마쳤으나, 후반기 반격에 성공하며 KIA와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펼친 바 있다. 5강권과 10경기 이상 벌어진 격차와 여전히 불안한 투-타 전력 등 당시에 비해 상황이 훨씬 좋지 않지만, '대반격의 추억'은 롯데 팬들에게 충분히 '희망고문'을 선사할 만하다.

엇박자를 내던 전력도 비로소 틀이 잡혀가는 모습. 마운드에선 5시즌 간 에이스 노릇을 했던 브룩스 레일리가 안정감을 되찾았고, 전반기 막판 가능성을 보여줬던 장시환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부상 복귀한 박세웅 역시 선발진에 안착했고, 시즌 중 새 식구가 된 브록 다익손은 최근 '오프너 전략'을 통해 이적 후 첫 승으로 자신감을 찾았다. 불펜에선 손승락이 마무리로 복귀했고, 박시영-박진형-진명호-고효준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선에선 전반기 가능성을 보여준 강로한과 2군에서 복귀한 채태인, 부진을 딛고 최근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안중열 등 신구조화가 돋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공필성 감독 대행 체제에 접어들며 선수단에 형성된 위기 의식이 폭투-실책 비중을 크게 낮추고 승부처 집중력을 끌어 올리는 시너지로 귀결되는 모습이다.

여러 긍정적 요소에도 공 감독 대행은 반격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집중해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토양을 만드는게 중요하다는 판단. 후반기 치른 8경기에서 선발 라인업에 큰 변동을 주지 않고, 마운드 운영 역시 다익손 등판 때를 제외하면 기본적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승리라는 긍정적 결실이 쌓이면서 높아지는 선수단의 자신감은 롯데가 후반기에 상위권 팀들을 애먹이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5강 진입'이라는 기적을 바라보긴 여전히 쉽지 않은 처지. 당장 연패를 끊고 연승에 진입했지만, 마운드에 누적된 피로, 현재 선발 라인업에서 로테이션까지 바라보긴 어려운 전력 등 현실적인 고민이 여전하다. 무엇보다 '안정과 기본을 통한 밑바닥 다지기'라는 기조를 흔들림 없이 끌고 간다는 현장-프런트의 의지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롯데의 발걸음이 급격히 빨라지길 기대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내 역할은 어디까지나 롯데라는 팀을 안정시키고 강한 팀이 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공 감독 대행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환호와 냉정한 시선이 교차하는 시기, 운의 향방까지 가늠하긴 어렵다. 여전히 안갯속을 헤쳐 나아가는 롯데지만, 그 행보는 분명 주목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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