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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구장별 홈런 손실, '라팍'이 공인구 변화의 진짜 승자?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7-31 06:30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전경.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반발계수를 낮춘 올 시즌 공인구. 삼성 라이온즈는 웃고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나친 타고투저를 완화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KBO리그 공인구 반발계수를 낮게 조정했다. 그 결과 기록상, 체감상 장타가 대폭 줄었다. 작년 같았으면 홈런 선두권 선수들이 이미 30홈런을 넘기거나 임박했을 상황이지만, 현재 홈런 선두 그룹인 최 정, 제이미 로맥(이상 SK) 제리 샌즈(키움)는 20홈런 언저리를 맴돌고 있다. 20홈런 이상 친 타자도 이 세명 뿐이다. 두자리 수 이상 홈런을 기록한 타자 역시 대폭 줄어, 리그 전체 통틀어 26명 뿐이다.

구장별 차이도 생겼다. 29일 기준으로 올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구장은 SK 와이번스의 홈 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이다. 101개의 홈런으로 가장 많다. 여러 요인이 있다. 이전부터 인천구장의 특성상 타자친화형 구장이기도 했고, 현재 SK는 리그 최강 타선을 갖춘 팀이란 점도 영향을 미쳤다. 2017시즌 팀 234홈런으로 리그 신기록을 작성했고, 지난 시즌에도 팀 홈런 233개로 2년 연속 무시무시한 괴력을 발휘했다. 최 정, 로맥, 한동민 등 강타자들이 워낙 즐비한 팀인데다가 홈 구장 효과까지 톡톡히 누리면서 시너지가 발생했다. 올해도 이변이 없다면 팀 최다 홈런과 '홈런왕'을 배출할 확률이 높다.

꾸준한 SK와 달리, 올해 상대적으로 홈런 비중이 커진 팀이 있다. 바로 삼성 라이온즈다. 삼성의 지난 시즌 홈런 개수는 146개로 10개 구단 중 9위였다. 하지만 올해는 87홈런으로 SK와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대단한 반전이다. 삼성이 홈런군단으로 거듭난 비결 중 하나는 올해부터 홈구장 효과를 본격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크다. 대구 구장에서는 지난해 한 시즌을 통틀어 178개의 홈런이 터졌다. 인천-수원-마산에 이어 홈런이 많이 나온 구장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정작 주인인 삼성은 이득을 보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 타선이 워낙 부진해, 손익을 따졌을 때 손해가 훨씬 컸다. 쉽게 말해 홈런친화형 구장으로 인해 상대팀에게 홈런은 많이 맞는데, 정작 주인인 삼성은 타자들이 워낙 부진해 홈런을 많이 못치는 '적자'가 발생했다. 라이온즈 파크 개장 이후 단 한번도 '흑자'가 없었다.

하지만 '흑자 원년'을 기치로 출발한 올해는 확실히 다르다. 현재까지 대구구장은 90개의 홈런으로, 인천구장에 이어 두번째로 홈런이 많이 터지고 있다. 삼성의 타격 다른 지표들은 조금 아쉽지만 홈런에 있어서는 예년과 달리 '흑자'를 기록중이다. 대구에서 나온 90개의 홈런 중 삼성 선수들이 친 홈런 개수는 48개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인구가 달라지면서 리그 전체적으로 중장거리형 타자들의 장타 비중이 급격히 줄어든 반면 삼성은 홈런친화형 구장의 특성을 누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개인 성적을 살펴봐도 삼성은 10홈런 이상 타자 4명을 보유하고 있다. 리그 최상위권이다. 특출나게 홈런 경쟁에서 앞서는 타자는 없지만, 김상수(5홈런) 박해민(4홈런) 등 교타자들도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홈런 개수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리그 평균 홈런 개수가 떨어졌어도 삼성은 공인구 변화 여파를 피해간 셈이다.

반면 2개팀이 홈으로 쓰는 잠실구장(263홈런→92홈런)이나 수원구장(192홈런→55홈런)은 해당팀 선수들이 공인구에 따른 직격탄을 맞으며 여러 변화를 시도 중이다. 개개인 구성원의 장타율도 대폭 떨어졌다. 앞으로도 현재의 투고타저가 이어진다면, 이런 구장별 손실에 따라 또 다른 트렌드가 생길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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