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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오승환 직구 그립잡는 KIA 김기훈 볼 회전수 평균 2342rpm, '롱런' 위해 극복할 3가지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9-07-04 12:47



[광주=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도자들이 직구의 무게감이나 무브먼트를 얘기할 때 1순위로 꼽는 투수가 오승환(37·콜로라도)이다. 그야말로 '돌직구'다. 게다가 150km를 넘는 스피드에다 바깥쪽 제구까지 되는 직구는 타자들이 손을 쓸 수 방법이 없었다. 오승환은 공 컨트롤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손목부터 팔꿈치 전까지의 근육을 키우기도 했다. 무엇보다 볼 회전수와 실밥을 좀 더 잘 이용하기 위한 오승환만의 직구 그립이 있었다.

점점 '괴물'이 돼가는 KIA 타이거즈의 루키 김기훈(19)도 그 그립으로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고 있다. 김기훈은 볼을 던질 때 공의 받침 역할을 하는 엄지손가락을 구부려 실밥에 댄다. 김기훈은 "언제부터 이런 그립으로 직구를 던졌는지는 모르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6월 26일 키움 히어로즈전 볼 회전수는 평균 2342회.

김기훈은 직구로 다시 일어섰다. 44일간 2군에서 와신상담하며 제구력과 볼넷 줄이기 미션을 마치고 다시 태어났다. 이제 그의 나이는 열아홉이다. 당장이 아닌 '롱런'이 중요하다. 그러하기 위해선 세 가지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첫째, 1회의 불안함을 없애야 한다. 6월 26일 키움전과 7월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나란히 1회 주자 만루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키움전에선 1사 이후 연속 볼넷 3개를 내줬다. NC전에선 2사 이후 박석민과 양의지를 사구(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모창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다만 직구로 위기를 벗어난 두 경기 연속 1회 위기를 무실점으로 버텨냈다. 이에 대해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키움전이나 NC전이나 1회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똑같은 상황을 막아냈다. 앞으로도 1회가 고비가 되지 않을까. 이런 부분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것이 제구와 관련 있다. 김기훈은 제구를 위해 평균구속을 3~4km 낮췄다. 박 감독대행은 "기훈이가 제구에 신경 쓰다 보니 구속을 3~4km 정도 줄여서 던지더라. 제구가 마음 먹은 대로 될 경우 힘과 구속이 늘어날 것"이라며 김기훈에 대한 믿음을 전했다. 김기훈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한승택도 에이스 양현종과 김기훈의 직구 비교에 "현종이 형의 직구가 더 묵직하긴 하다. 몸쪽 볼도 아주 잘 던진다. 반면 기훈이의 직구는 회전력이 좋은 것 같다. 두 투수 모두 릴리스 포인트가 높아 각이 좋다. 기훈이는 제구만 잡히면 바로 양현종"이라고 평가했다.

'롱런'을 위해선 타자들의 노림수도 경계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같이 변화구 제구가 불안한 상황이라면 타자들은 무조건 김기훈의 직구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올 것이다. 경기 초반 힘이 있을 때는 타자들의 방망이가 밀릴 가능성이 높지만 점점 스태미너가 떨어지면 직구의 파워도 낮아지기 때문에 노림수에 당해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이 나올 수 있다. 박 감독대행이 우려하는 부분도 이점이다.

마지막으로 변화구 제구다. 김기훈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 구종을 보유하고 있다. 볼 카운트는 주로 직구로 잡고 유인할 때 변화구를 던진다. 그러나 김기훈이 변화구를 던질 때는 좀처럼 타자들이 방망이를 내지 않고 있다. 이 틈새를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변화구로 삼진도 잡아내야 하고 땅볼도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타자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

진화 중인 김기훈은 쌓인 숙제를 해결해 나가야 선발 로테이션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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