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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또 언제 포항에서 경기 합니까? 안 한다고요? 와요?"
개장한지 만 7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연식이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사실 프로 구단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는 않다. 인조잔디 구장이라 덥고, 야구 경기가 자주 열리는 것은 아니다보니 그라운드 등 환경 관리에 한계가 있는 편이다. 특히 이동 문제가 가장 크다. 포항에서 경기가 열릴 경우 홈팀인 삼성 선수단도 인근에 마땅한 숙소가 없어 그나마 가까운 경주에 있는 호텔을 숙소로 쓰고 있다. 원정팀들은 주로 대구에서 머문다. 그러다보니 이동에만 왕복 1시간30~4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하지만 삼성이 포항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바로 포항 승률이다. 개장 이후 삼성이 포항에서 거둔 성적은 55경기(27일 기준) 39승16패다. 승률이 7할9리나 된다. 삼성 선수들도 포항에만 오면 펄펄 난다. 지금은 은퇴한 '라이온킹' 이승엽도 현역 시절 400홈런 대기록을 포항에서 세우는 등 유독 강했다. 이렇다보니 삼성 입장에서는 포항 경기가 은근 기다려진다.
무엇보다 포항 주민들의 '팬심'이 대단하다. 25일 경기는 화요일에 열렸지만 관중들이 7257명이나 몰렸다. 야구장 인근에서 상점을 하는 상인들은 "삼성이 야구를 해야 이 주변에 활기가 돈다"며 무척이나 반겼다. 26일 비로 취소된 경기가 포항이 아닌 대구에서 열릴 것이라고 하자 "포항에서 다시 하면 더 좋을텐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구가 그리 멀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대구 구장에 가서 삼성 경기를 볼 수 있지만, 살고있는 지역에서 경기를 직접 보는 것은 또다르다. 제 2 홈구장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올해 포항 경기는 27일 두산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다. 내년에 다시 열릴 포항에서의 경기를 삼성도, 지역 주민들도 기다리지 않을까.
포항=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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