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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배려와 존중이 무색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디 버틀러(28)가 또 폭발했다.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팀이 0-1로 뒤지던 5회말 선두 타자 이학주를 볼넷 출루시킨 직후 글러브를 벗어 발로 걷어찼다. 원현식 주심이 경고 조치를 내렸고, NC 이동욱 감독이 통역을 대동하고 마운드에 올라 버틀러와 대화를 나눴다. 붉게 물든 얼굴로 이 감독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버틀러는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지만, 4실점 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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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선수들의 감정 표현은 일상적이다. 삼진을 당한 타자가 배트와 헬멧을 집어 던지거나, 배트를 부러뜨리기도 한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애꿎은 집기를 부수는 행위도 다반사.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미국 시절 부진한 투구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물통을 뒤집어 엎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이런 행위 대부분이 스스로의 부진에 대한 분노의 표출, 동료들을 향한 미안함을 대신하는 열정 정도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런 '열정'도 선을 넘는 순간 '추태'가 된다. 시간을 쪼개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 앞에서 글러브를 걷어차는 행위를 과연 '열정'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 호국영령을 향한 묵념으로 시작한 현충일 야구, 그라운드 가장 높은 자리에서 보인 버틀러의 행동은 백번 양보해도 '열정', '순간의 화' 정도로 포장할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NC 벤치의 대처도 아쉬웠다. 버틀러의 돌출 행동에 구두 경고가 아닌 '강판' 등 강경한 조치로 경고를 줄 필요가 있었다. 1점차 접전, 1경기 승패에 따라 달라지는 최근 흐름은 버틀러의 기행이 벌어진 순간 허공으로 날아갔다. 동료, 팬을 향한 예의를 걷어찬 선수가 만든 승리에 박수를 치기도 어렵다. 순식간에 벌어진,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냉정한 판단이 필요했다.
볼썽사나운 모습이 반복될수록 바라보는 시선도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버틀러와 NC 모두 이날의 행동을 무겁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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