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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실패가 거듭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29)의 아쉬운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승부처마다 마운드에 오르고 있으나, 확실하게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구승민은 5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 3-3 동점이던 9회초 등판했으나, 단 한 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한 채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고, 뒤이어 등판한 고효준이 상대 타선을 막지 못하면서 결국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세 번째 패배.
지난 시즌과 비교해보면 구위나 제구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자신감은 상당히 처진 모습이다. 경기마다 집중타를 내주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손승락 대신 마무리 보직을 맡게 된 부담감도 쉽게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구승민은 군 제대 복귀 첫 시즌인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73⅔이닝으로 제법 많은 이닝도 소화했다. 하지만 집요한 상대의 분석에 올 시즌 고전을 거듭하면서 떨어진 자신감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험을 다시 떠올릴 필요가 있다. 구승민은 지난 시즌 공격적인 카운트 싸움으로 재미를 봤다. 안타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스스로의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면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언제든 내줄 수 있는 안타보다는 스스로의 공을 던지는데 좀 더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심적으로 굳건해질 필요도 있다. 1군 풀타임 2년차지만 그 사이 불펜에서 구승민이 갖는 위상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최근 세 시즌 간 부동으로 마무리로 활약했던 손승락이 시즌 초반 부진으로 마무리 보직을 내려놓은 상황에서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 이유가 있다. 팀의 믿음에 스스로 보답하고자 하는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해 보인다. 공격적인 카운트 싸움과 긴박한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춘다면 지금의 구위나 제구를 훨씬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이 구승민을 향해 극복을 이야기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처음부터 완벽한 선수는 없다. 구승민 역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이 자리까지 올라섰고, 여전히 더 높이 올라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구승민에게 필요한 것은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안함이 아닌, 더 잘할 수 있다는 독기를 품는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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