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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코스로 병살 완성' 오늘은 류현진이 시거 살렸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9-06-05 14:09


실책하는 코리 시거. 연합뉴스

류현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병살 실패 이후 다시 병살 완성. '컨트롤 아티스트'로 점점 더 진화하고 있는 류현진의 진면모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LA 다저스 류현진은 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7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며 시즌 9승에 성공했지만, 사실 이날은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다저스의 내야 수비가 이상하게도 불안정했다.

1회부터 실책이 연달아 나왔다. 류현진이 2아웃을 가뿐하게 잡았지만, 존스의 타구를 잡은 3루수 맥스 먼시의 송구를 1루수 데이빗 프리즈가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면서 주자가 살아나갔다. 이어 다음 타자 페랄타의 타구때 유격수 코리 시거가 글러브에서 공을 제대로 빼지 못하는 실책이 나오고 말았다.

2연속 실책은 다저스 내야진에게는 정말 드문 장면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흔들림 없이 위기를 막아냈다. 워커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투수 앞 땅볼로 직접 이닝을 마쳤다. 만약 류현진이 흔들리며 실점했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졌을 수 있다. 다저스가 1회초에 2점을 먼저 뽑긴 했지만 경기 극초반이고, 수비 실책이 2연속 나온 것은 다저스에게 불리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류현진이 위기를 막아내면서 동료들이 가지고있던 마음의 짐까지 덜어줄 수 있었다.

경기 후반 결정적인 장면은 7회에 나왔다. 투구수가 100개에 육박했던 류현진은 1아웃 이후 워커와의 승부에서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루에서 바르가스를 상대한 류현진은 땅볼 유도에 성공했다. 타구는 유격수로 흘렀다. 방향이나 속도, 타자의 속도까지 모두 감안했을때 충분히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완성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때 생각지도 못했던 시거의 실책이 또 나왔다. 타구를 잡은 시거가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송구했지만 공이 뒤로 빠지고 말았다. 아웃될 뻔한 1루 주자는 2루를 지나 3루까지 진루했고, 타자주자도 1루에서 살았다. 이닝이 종료될 수도 있었지만 시거의 실책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류현진의 안정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다음타자 아메드를 상대로 똑같은 코스로 타구를 만들어냈고, 결국 이번에는 시거가 실수 없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해냈다. 류현진의 투구수가 한계에 임박한 상황에서 1사 1,3루에 실점이 나왔다면 비록 다저스가 이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찝찝했을 것이다. 특히 이날따라 2개의 실책을 범한 시거 입장에서는 미안함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실점으로 그 모든 실수를 무마시켰다. 류현진의 클래스가 입증되는 장면이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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