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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2019년 6월의 첫날. 롯데 고졸 신인 서준원(19)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클래식 시리즈로 열린 1일 삼성전에서 2만여 홈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선발 전환 2경기 만의 쾌거. 6이닝 3안타 3K 무실점의 깔끔투. 내용도 바람직 했다. 볼넷 없이 단 87구만에 6회를 마치는 경제적 피칭을 펼쳤다. 야구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하루. 경기를 마친 롯데의 미래는 벅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선배님들이 수비와 타격을 잘 해주셔서 결과도 좋았고 팀이 이겼기 때문에 만족스럽습니다. 제게 너무 값진 선물이 된 것 같아요."
"지난 경기(25일 LG전)에 4이닝을 못 넘겨서 이번에는 4이닝만 넘기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5회, 6회가 넘어가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알아갔던 것 같아요. 던지면서 공부가 됐다고 할까요. 다음번 등판에도 자신감이 생길 것 같습니다."
위기도 있었다. 지난 첫 선발 때처럼 1회는 무척 떨렸다. 1사 후 2번 김상수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정신 차리고 구자욱 러프를 범타 처리했다. 긴장됐던 1회를 잘 넘기자 2,3회가 수월했다. 하지만 4회 1사 후 러프에게 2루타를 맞아 실점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서준원은 도망가지 않았다. 왼손 이학주와 백승민에게 연속으로 15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을 몸쪽 꽉 차게 붙였다. 두 타자 모두 배트를 내밀지 못하고 물러서는 순간, 서준원의 승리였다.
"이번을 막아내야 다음 공격 기회가 오고 다음 이닝도 편해지겠다 생각해서 종덕이 형을 믿고 세게 던졌습니다."
0-0이던 6회초 1사 후 주형광 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마지막 타자라 생각하고 전력으로 던지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이 악물고 던졌습니다." 구자욱 뜬공, 러프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6이닝 무실점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서준원에게 이날 감격의 승리는 어쩌면 또 다른 출발을 의미한다. 앞으로 롯데 선발 한축을 듬직하게 책임지기 까지, 더 나아가 롯데의 기둥으로 성장하기 까지 넘어야 할 숱한 고비가 찾아올 것이다. 그는 과연 어떤 각오를 품고 있을까.
"앞으로요? 공 하나하나에 긴장 늦추지 않고 집중해서 던지려고요. 마운드 위에서는 '누구도 나를 말릴 수 없다. 내가 서준원이다'하는 생각을 갖고 이닝수는 늘려가고 공 개수는 줄여가는 패턴을 배워나가려고 합니다."
팀이 가장 어려울 때 팀과 자신을 위해 가장 값진 승리를 안긴 특급루키. 153㎞의 빠른 공을 던지는 보기 드문 사이드암스로의 심상치 않은 '야구 제2막'이 이제 막 시작됐다.
부산=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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