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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할 우완투수. 성장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올시즌 첫 선발전환. 이렇게 빠르게 안착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성장속도가 초고속이다.
단 2경기 만에 많은 걸 터득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는 안 맞으려 애쓰다 실점했다. 5이닝 동안 볼넷 5개와 6안타로 4실점. NC와의 두번째 경기에서는 볼넷을 안 내주며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홈런 2개 포함, 10안타로 5실점(3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여러 지표들이 지속적 활약을 예고한다. 우선, 올시즌 4경기에서 5→6⅓→6⅔→7이닝으로 꾸준히 이닝을 늘렸다. 피안타와 함께 볼넷이 확 줄었다. 첫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 5개를 내줬던 볼넷이 두번째 경기부터 0→2→1로 급감했다.
"경기를 치를 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볼넷을 안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볼넷을 안 주는 게 대량실점을 안하는 방법인 것 같더라고요."
긴 이닝 같은 타자를 여러차례 상대해야 하는 선발로서의 요령도 빠르게 터득해가고 있다. 마치 10년 차 베테랑 처럼 힘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던진다. 완급조절로 맞혀 잡을 때는 맞혀 잡고, 강하게 승부를 걸 때는 152㎞에 달하는 패스트볼을 뿌린다. 최고 구속 142㎞에 달하는 고속 슬라이더와 백도어 슬라이더, 최근 회전수가 좋아져 낙폭이 커진 커브까지 결합하면서 타자들이 선뜻 공략하기 힘든 구위가 완성돼 가고 있다.
"길게 던지는 선발을 하다보면 힘이 들 때도 있고, 힘든 가운데서도 강하게 던져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그 상황들을 잘 구분하면서 던지려 하고 있습니다."
멘탈로 좋다. 이날 선취점을 낸 키움 타선은 추가점 찬스를 잇달아 무산시키며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줬다. 하지만 안우진은 찬스 무산 후 위기를 원천 봉쇄 했다.
"지고 있어도 크게 이기고 있어도 늘 0-0이라고 생각하고 던지기 때문에 전혀 힘들고 그렇지 않습니다. 매 경기 긴장은 무조건 되는거고 최대한 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죠. 긴장은 하는데 심하지는 않아요. 마운드에서 공 하나 던지면 풀리니까요."
안우진은 스폰지 처럼 주위의 조언과 장점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중이다. 특히 키움 마운드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고 있는 최원태(22) 이승호(20)와는 경쟁과 조언을 주고받으며 동반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저는 이제 막 선발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선배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형들이 너무 잘 던져서 부담될 때도 있지만요. 저는 제 목표가 있으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 그는 미래의 청사진에 대해 인터뷰 내내 겸손하게 이야기 했다. "몇년 연속 잘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주어진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야할 목표에 대한 방향성 만은 또렷했다.
"올해는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안 아프고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10승도 하고 싶고요. 그리고 몇 년 동안 꾸준히 잘 해서 1선발로도 뛰고 싶어요. 그런 욕심이 있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을 줄여주는 재능과 센스, 그리고 마인드. '거물'의 탄생이 임박했다.
포항=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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