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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광속성장 안우진의 꿈 "훗날 1선발 되고 싶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4-17 11:17


2019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10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3루 KT 윤석민 타석 때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이 마운드를 내려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4.10/

안우진. 사진제공=키움히어로즈

한국을 대표할 우완투수. 성장의 끝은 과연 어디일까.

키움 2년차 투수 안우진(20)이 광속으로 자신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안우진은 16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시즌 2승째(1패)를 달성했다. 개인통산 최다이닝인 7이닝에 최다 투구수인 109개. 지난해 6월2일 잠실 LG전부터 이어온 원정 5연패 탈출이었다.

올시즌 첫 선발전환. 이렇게 빠르게 안착할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성장속도가 초고속이다.

단 2경기 만에 많은 걸 터득했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는 안 맞으려 애쓰다 실점했다. 5이닝 동안 볼넷 5개와 6안타로 4실점. NC와의 두번째 경기에서는 볼넷을 안 내주며 정면 승부를 걸었지만 홈런 2개 포함, 10안타로 5실점(3자책)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행착오는 단 2경기면 충분했다. 지난 10일 KT전에서 6⅔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에 이어 16일 삼성전까지 2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빠르게 궤도 진입을 알렸다.

여러 지표들이 지속적 활약을 예고한다. 우선, 올시즌 4경기에서 5→6⅓→6⅔→7이닝으로 꾸준히 이닝을 늘렸다. 피안타와 함께 볼넷이 확 줄었다. 첫 경기였던 지난달 28일 두산전에서 5개를 내줬던 볼넷이 두번째 경기부터 0→2→1로 급감했다.

"경기를 치를 수록 좋아지고 있습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볼넷을 안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볼넷을 안 주는 게 대량실점을 안하는 방법인 것 같더라고요."


긴 이닝 같은 타자를 여러차례 상대해야 하는 선발로서의 요령도 빠르게 터득해가고 있다. 마치 10년 차 베테랑 처럼 힘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던진다. 완급조절로 맞혀 잡을 때는 맞혀 잡고, 강하게 승부를 걸 때는 152㎞에 달하는 패스트볼을 뿌린다. 최고 구속 142㎞에 달하는 고속 슬라이더와 백도어 슬라이더, 최근 회전수가 좋아져 낙폭이 커진 커브까지 결합하면서 타자들이 선뜻 공략하기 힘든 구위가 완성돼 가고 있다.

"길게 던지는 선발을 하다보면 힘이 들 때도 있고, 힘든 가운데서도 강하게 던져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그 상황들을 잘 구분하면서 던지려 하고 있습니다."

멘탈로 좋다. 이날 선취점을 낸 키움 타선은 추가점 찬스를 잇달아 무산시키며 흐름을 상대에게 넘겨줬다. 하지만 안우진은 찬스 무산 후 위기를 원천 봉쇄 했다.

"지고 있어도 크게 이기고 있어도 늘 0-0이라고 생각하고 던지기 때문에 전혀 힘들고 그렇지 않습니다. 매 경기 긴장은 무조건 되는거고 최대한 제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죠. 긴장은 하는데 심하지는 않아요. 마운드에서 공 하나 던지면 풀리니까요."

안우진은 스폰지 처럼 주위의 조언과 장점을 흡수하며 빠르게 성장중이다. 특히 키움 마운드의 미래를 함께 열어가고 있는 최원태(22) 이승호(20)와는 경쟁과 조언을 주고받으며 동반 성장을 이뤄가고 있다.

"저는 이제 막 선발 루틴을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선배 형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어요. 형들이 너무 잘 던져서 부담될 때도 있지만요. 저는 제 목표가 있으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시너지 효과가 있어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는 그는 미래의 청사진에 대해 인터뷰 내내 겸손하게 이야기 했다. "몇년 연속 잘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주어진 제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하지만 궁극적으로 가야할 목표에 대한 방향성 만은 또렷했다.

"올해는 승리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안 아프고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10승도 하고 싶고요. 그리고 몇 년 동안 꾸준히 잘 해서 1선발로도 뛰고 싶어요. 그런 욕심이 있습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을 줄여주는 재능과 센스, 그리고 마인드. '거물'의 탄생이 임박했다.


포항=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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