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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야수 이용규(35)가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시범경기 직전에 한용덕 감독과 면담을 가졌다. 당시에는 한 감독이 만류했다. 지난 15일 구단 관계자에게 또 다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안되면 방출해달라고 했다. 이 마저도 안되면 자신은 2군에 머물겠다는 얘기도 했다. 한화에선 절대 안 뛰겠다는 뜻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수들은 보통 돈이 아닌 자존심을 거론한다. '돈 문제 때문이 아니다', '존재 의미, 자존심 문제다', ' 제대로 뛸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는 팀에서 뛰고 싶다' 등을 강조한다. 하지만 프로의 본질은 돈이다.
이용규는 올시즌에 앞서 FA계약에 진통을 겪었다. 한때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였지만 세월 속에 부상과 부진을 겪었다. 2+1년에 계약금 2억원, 연봉 4억원, 옵션 연간 4억원 등 최대 26억원에 계약을 했다. 확정 금액은 사실상 계약금 2억원과 2년치 연봉 등 2년에 10억원이 전부. 나머지는 열심히 뛰어야 얻을 수 있는 돈이다. 다시말해 '기회=옵션충족'이다.
트레이드가 한화와 이용규 모두에게 가장 좋은 카드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나이와 하락세인 기량, 연봉(4억원)과 연간옵션(4억원)을 감안하면 상대 입장에서는 영입에 적잖은 부담이 있다.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보기 것도 쉽지 않다. 트레이드가 성사되면 한화로선 계약금(2억원)만 지불하는 셈이다.
방출의 경우 계약금과 2년 연봉 등 10억원은 모두 지불해야 한다. 지난해 심수창의 선례가 있다. 한화로선 이를 선택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2군에 선수를 그대로 두는 것 역시 투자금 전체 손실을 의미한다. 최악의 경우 귀책사유가 구단인지, 선수인지를 따져 계약금과 잔여연봉 지급 등을 두고 소송전이 벌어질 수 있다.
이용규를 다시 품는 작업은 만만치 않다. 이미 서로간에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이같은 사안은 외부로 알려지는 순간 봉합은 불가능에 가깝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앞두고 터진 권 혁의 방출 요구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둑이 한번 무너지니 거침이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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