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의 계기를 만든 것일까.
표면적으로는 적응이 느리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그러했다. 9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1할5푼(20타수 3안타)에 그쳤다. 무엇보다 삼진을 9차례나 당했다. 겨우내 '재야의 코치'로 불리는 덕 래타 코치에게 개인교습 받은 새로운 타격 폼에 아직 정착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해즐베이커는 캠프 기간 막바지에 쇼다 코우조 KIA 타격코치와 면담을 가졌다. 그리고 예전 타격 폼으로 복귀하기로 했다. 코우조 코치는 "해즐베이커에게 기술적인 문제는 없다. 이미 미국에서 좋은 타격을 보였던 선수였다. 다만 면담 과정에서 자신이 더 잘하기 위해 바꾼 타격 폼을 재수정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머지는 한국투수들에 대한 적응의 문제다. 타격 기술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적응 속도는 더뎠다. 지난 12~13일 두 차례 시범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특히 볼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다. 방망이는 허공만 갈랐다. 6연속 삼진을 당했다. 지난 13일 SK와의 두 번째 시범경기에선 5회 마지막 타석 때 공이 포수 글러브로 들어간 라인을 체크하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KBO리그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적응이 덜 된 느낌이었다.
6연속 삼진은 스스로에게도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 이틀 연속 특타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해즐베이커는 지난 12~13일 경기가 끝난 뒤 나머지 공부를 자청해 1시간여 배팅훈련을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최형우 이명기 등 같은 왼손타자들이 공을 어떻게 때리는지도 유심히 관찰하기도 했다.
결국 특타 효과가 나타났다. 이날 8회 교체로 나선 해즐베이커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투수 김재윤이 던진 144㎞짜리 직구 초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겼다. 110m짜리 홈런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해즐베이커는 환한 웃음을 지었다. 그는 "상대 투수가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에 직구가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는데 딱 맞아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동안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그래서 홈런을 치고 기분이 좋았다. 특히 이틀 연속 특타를 하면서 연습한 스윙이 제대로 작용해 만들어진 홈런이라 기분이 더 좋았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경기에선 힘이 많이 들어가 타격시 온몸을 쓰려고 했던 것 같다. 이날은 최대한 머리를 고정하고 간결한 스윙을 하는데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명품 사주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