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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기주의 표본' 전락 창원NC파크, 창피는 시민 몫?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3-11 22:15 | 최종수정 2019-03-12 07:00


◇창원NC파크. 연합뉴스

창원NC파크가 오는 18일 공식 개장식을 치른다.

19~20일로 예정된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 일정을 하루 앞두고 치러지는 이번 개장식은 창원NC파크의 공식적 탄생을 알리는 자리.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이은 한국 야구 세 번째의 최첨단 구장이 선을 보이는 날이다. 창원NC파크는 이달 초 모든 공사를 마치고 최종 점검에 돌입했다.

하지만 개장식에서 불리게 될 해괴한 명칭은 기대가 아닌 우려를 키우고 있다. 창원시(시장 허성무)가 최근 공개한 개장식 포스터에는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이름이 버젓이 적혀 있다. 지난달 14일 창원시의회가 행정위원회 측에서 올린 신구장 명칭 수정안을 가결시킨 뒤부터 창원시는 새구장명칭선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 정한 '창원NC파크'라는 이름을 무시하고 해당 명칭을 쓰고 있다.

창원NC파크는 NC 다이노스가 건설 분담금 100억원을 투자했고, 25년간 사용료 지불을 조건으로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해 운영권 및 명칭권, 광고권을 행사하는 경기장이다. 창원시와 작성한 계약 이행 협약서에는 '명칭 사용권은 구단이 갖고, 창원시와 협의한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하지만 수정안 통과 뒤 창원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수정안 통과 직후부터 공문서 등 각종 명칭에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을 적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창원시가 건설 분담금, 사용료를 챙기면서도 시의회 눈치 탓에 NC의 권리 행사를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창원시가 지난 10일 내놓은 창원NC파크 개장식 알림 포스터. 사진출처=창원시 공식 블로그
NC는 계약에 따라 상업적 명칭권을 그대로 쓰겠다는 입장을 수 차례 드러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단체 입김은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최근엔 경기장 내 주류 공급을 부산 업체가 맡았다는 이유로 지역 업체가 거세게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지역 매체에선 'NC마산구장에 경남 술만 넣어라'라는 노골적인 사설까지 게재하며 편들기에 나섰다. 결국 NC는 논란이 불거진 뒤 기존 계약 업체 공급 비율을 줄이고 지역 업체를 끼워넣기로 했다. 'NC가 돈은 돈대로 지불하면서 제대로 된 권리 행사 조차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신구장이 '마산야구센터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공식 명칭'으로는 불리지는 않고 있다는 것. 명칭선정위가 창원NC파크 명칭의 절충안으로 구 마산종합운동장 부지 명칭을 '마산야구센터'로 정하면서 만들어진 이름이다. 하나의 야구장을 두고 지역 명칭이 세 차례나 들어가는 우스꽝스런 상황까지 이어지진 않고 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10일 개장식 보도자료를 통해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 106만 창원시민과 전국의 야구팬들이 꼭 가보고 싶은 대한민국 최고의 명품 야구장으로 자리매김해 창원시의 랜드 마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창원NC파크는 허 시장의 바람과는 달리 지역 이기주의와 정치놀음, 탁상행정의 대표적 사례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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