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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는 류현진 개막전 선발, 로버츠 감독의 의중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03-10 09:00


LA 다저스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투수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뉴욕 양키스 애런 분 감독은 10일(이하 한국시각) 다나카 마사히로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확정해 발표했다. 분 감독은 이날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지 언론들을 상대로 "다나카는 그동안 큰 경기에서 매우 좋았다"며 그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양키스는 오는 29일부터 홈인 양키스타디움에서 볼티모어를 상대로 개막 3연전을 갖는데, 다나카에 이어 제임스 팩스턴, J. A. 햅이 2,3차전 선발로 각각 등판한다.

양키스 에이스는 루이스 세베리노다. 세레리노는 지난해 개막전 선발로 나서면서 19승8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6일 시범경기 첫 등판을 앞두고 불펜피칭을 하다 슬라이더를 처음 구사한 직후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개막전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했을 때 세베리노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분 감독은 다나카가 전날(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서 3⅓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잘 던진 직후 개막전 선발을 계획을 굳힌 것이다.

지난해 12승6패, 평균자책점 3.75를 올린 다나카가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건 2015~2017년에 이어 빅리그 통산 4번째다. 다나카는 현지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개막전 선발로 나간다면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동안 개막전에 관한 기억이 좋지 않은데 이번에는 잘 해보고 싶다"고 했다.

개막전 선발과 관련해 양키스와 비슷한 상황에 몰린 팀이 LA 다저스다.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개막전에 나선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어깨 부상중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초 불펜피칭을 재개할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실전 등판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개막전 등판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나 다름없다.

대안으로 류현진이 거론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3이닝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차례 시범경기 합계 성적은 6이닝 4안타 6탈삼진 무실점이다.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직구 구속은 최고 92마일(약 148㎞)까지 나오고 있다. 투구수는 13개, 29개에서 41개로 늘렸다. 다음 등판서는 투구수 55~60개 기준으로 4~5이닝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개막전 선발 후보인 리치 힐은 시범경기 3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5안타 3실점(1자책점) 7탈삼진을 기록중이다. 류현진과 마찬가지로 정규시즌에 맞춰 투구수와 구속을 늘리는 과정이 순조롭다. MLB.com은 최근 다저스 개막 로테이션을 전망하면서 힐을 1선발, 류현진을 2선발로 예상했다. 힐은 2005년부터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던진 베테랑 좌완으로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그가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다만 시범경기 컨디션은 류현진이 나아 보인다.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이날 캔자스시티전 후 "정규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건 확신할 수 있지만, 현재로선 개막전 선발에 관해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고 한 류현진의 코멘트를 전하면서 '류현진은 5일 로테이션에 따라 시범경기에서 계속 던지면 결국 개막전에 맞춰진다'고 강조했다. LA 타임스도 '커쇼가 이제 겨우 어깨 부상을 털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류현진이 개막전 선발로 등판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개막전 선발에 관해 "커쇼는 계속 좋아지고 있고, 개막전 선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다분히 커쇼의 자존심을 배려한 신중함으로 읽힌다. 누가 봐도 커쇼의 개막전 등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29~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 3연전 로테이션을 일찌감치 발표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한편,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시절 총 5번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다. 개막전 선발로 나선 코리안 빅리거는 박찬호 밖에 없다. 그는 2001년 LA 다저스,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잇달아 선발로 개막전 마운드에 올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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