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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도 외국인 투수가 1선발을 맡아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삼성은 지난 겨울 저스틴 헤일리(28)와 덱 맥과이어(30)를 뽑았다. 인센티브를 포함해 헤일리는 총액 90만달러, 맥과이어는 95만달러를 받는다. 삼성은 이들에게 신규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에 육박하는 돈을 들여 원투펀치로 삼으려 하지만, 외국인 선수의 진짜 실력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헤일리는 키 1m95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직구가 주무기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서는 최고 구속 149㎞, 평균 145~146㎞를 찍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직구 평균구속이 148㎞였으니 컨디션이 80% 정도는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커터다. 이날 헤일리는 직구 25개, 커터 16개를 던졌다. 커터는 빠른 슬라이더의 일종으로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빠르게 휘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땅볼을 유도하기에 더없이 좋은 구종이다.
헤일리는 "첫 실전 등판이라 많은 구종을 던지지는 않았다. 제구를 점검하는 것이 목표였다. 오늘은 원했던 것으로 모두 다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땅볼 유도에 대해서는 "어느 투수든 삼진을 안 좋아하는 투수는 없다. 그래도 땅볼로 잡을 수 있다면 공을 아끼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헤일리는 처음으로 상대한 KBO리그 타자들에 대해 "수준이 높았다. 좋은 선수들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나가서 재밌게 던진 것 같다. (포수)강민호에게 던지는 게 즐거웠고, 리드를 잘 해줘서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구에 신경쓰면서 스트라이크를 언제든 던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 전날보다 나은 오늘이 될 수 있게 하겠다"며 각오를 나타냈다. 1선발 후보인 헤일리가 첫 등판서 무난한 피칭을 했기 때문에 양창섭의 부상에 걱정이 커진 김한수 감독이 조금은 안도할 수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삼성 외국인 투수들은 평균자책점이 모두 5점을 넘었고, 합계 15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삼성이 외인 투수 덕을 본 건 2015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알프레도 피가로(13승7패)와 타일러 클로이드(11승11패)가 24승을 합작했다. 올해 삼성 선발진 재건의 선봉에 헤일리가 설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오키나와(일본)=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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