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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리빌딩 한화' 베테랑 논란은 피할수 없는 숙명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9-01-31 19:40


한화 이글스 야구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떠났다. 31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한화 선수단이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했다. 한용덕 감독이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1.31/

한화 이글스가 31일 오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로 출국한다. 출국에 앞서 화이팅을 다짐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 인천공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1.31/

한화 이글스가 고민에 휩싸였다. 베테랑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구단은 민감한 사안이라 확대해석에 손사래를 치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한화는 팀컬러를 새로 만들고 있다. 이른바 리빌딩중이다. 내부 육성을 강화하고 젊은 선수들을 성장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베테랑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피할수 없는 숙명이다. 이를 어떻게 적절하게 조절하느냐가 관건이다.

문제는 코칭스태프와 구단이 공정한 잣대로 공개경쟁을 시행한다고 해도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 특히 고참들의 마음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경험치를 먹이는 과정에서 베테랑들은 시작부터 불공정한 게임, '기울어진 운동장'을 떠올린다. 선수들은 자신들이 놓인 특수 상황에 보다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권 혁(36)은 사흘전 구단에 자유계약으로 풀어달라는 요청을 했다. 4년간 32억원에 FA계약을 했고, 4억5000만원이었던 지난해 연봉에서 올해는 삭감 방침을 전달받았다. 송은범과 같은 2억5000만원 삭감안을 제시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란히 4억50000만원을 받았던 송은범은 결국 5000만원을 더 받기로 했다. 2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고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향했다.

권 혁은 연봉협상 보다는 오히려 1군 스프링캠프가 아닌 2군 스프링캠프(일본 고치) 인원으로 분류된 것이 못마땅했다. 구단이 자신을 일찌감치 1군 전력에서 분리시켰다고 느꼈다.

이에 대해 한용덕 감독은 "미리 얘기가 됐던 부분이다. 2군 캠프에서 충분히 몸을 만든 뒤 상황을 봐서 1군 캠프에 합류시키려 했다. 지난해 송은범의 경우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한화는 우선 권 혁과 협상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

권 혁의 이같은 주장 배경에는 지난해부터 몰아친 새바람 영향이 크다. 한화는 리그 1위 불펜진을 구축했다. 베테랑인 정우람 송은범이 큰 역할을 했지만 선발에서 불펜으로 합류한 이태양, 신예 박상원 서 균 김범수의 활약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선발진 역시 부침은 있었지만 김민우와 김재영 김성훈 등 신진급 투수들에게 기회가 많이 갔다.

지난해 배영수와 심수창은 방출을 요구했다. 배영수는 두산 베어스, 심수창은 LG 트윈스에 둥지를 틀었다. 심수창의 경우 한화와의 4년 FA계약이 올해까지다. 한화는 올해 연봉 2억원을 심수창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용규 최진행 송광민 등 내부FA 3명과의 계약도 막판까지 위태로웠다. 한화가 강조하는 미래가치는 팀내경쟁, 리빌딩의 방향과도 일정부분 맥이 닿는다.


리빌딩에는 저항이 생길수 밖에 없다. 첫 번째, 빌딩은 수년간 성적 대신 체질을 바꾸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팬들의 불만과 내부 질책을 견디는 아픔의 시간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베테랑들을 어떻게 다독이고 갈 것인가이다. 리빌딩의 주축은 어차피 젊은 선수들이다. 5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 프로젝트다. 선수생활이 얼마남지 않은 베테랑들은 중심에서 자꾸만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미래와 현재를 아우르는 노력은 필수지만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무게중심은 어쩔 수 없다. 팀은 공정 경쟁을 얘기하지만 고참들은 방향이 뻔한 불공정 경쟁으로 인식한다.

한화는 지난해 리빌딩 1년 차에 성과를 냈다. 11년만에 가을야구를 품었다. 올해는 객관적으로 지난해같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다. 구단과 코칭스태프도 비슷한 생각이다.

선택의 시간이 왔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리빌딩을 뚝심있게 밀고 나갈 것인지, 아니면 리빌딩 속도를 다소 늦춰 베테랑들을 좀더 우대해주며 갈 것인지. 이는 올시즌 성적에 대한 근본 고민이기도 하다. 한화가 기로에 섰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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