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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상은 듬직했다. 좋은 체격조건을 통해 전해진 이미지였다. 포부도 당찼다. '불펜'보다는 '선발'로 뛰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KIA '괴물 루키' 김기훈(18)의 속마음이었다.
지난해 광주제일고전에선 비공식 152㎞까지 빠른 공을 던졌다. 그리고 비 시즌 기간 더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가다듬고 있다. 무엇보다 '강심장'이다. 고교 1학년 때부터 카운터 승부를 즐겼다. 그는 "위기상황에서도 피하지 않고 정면대결을 하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김기훈이 강심장임을 입증한 대회는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대만과의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결승이었다. 당시 연장 10회 승부치기까지 돌입한 상황이었다. 7-4로 앞선 연장 10회 1사1루에 등판한 김기훈은 삼진을 잡아낸 뒤 2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허용, 1점을 내줬다. 그러나 후속 타자를 삼진처리하고 우승을 이끌었다. 김기훈은 마지막 타자와의 대결에서 풀카운트 접전까지 몰렸지만 자신이 낸 슬라이더 사인으로 결국 삼진을 잡아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이도류'가 인기다. 지난해 신인왕 강백호(KT)는 타자와 투수 겸업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김기훈도 투수 뿐만 아니라 타자로도 곧잘 했다. 이에 대해 김기훈은 "타자에서도 뒤쳐지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투수가 더 매력적이다. 루킹 삼진을 잡을 때 짜릿하고, 변화구로 타자를 속일 때 쾌감을 느낀다"고 했다.
2001년생이다. 아직 만나이로 18세다. 기술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일 시기다. 김기훈은 "롤모델인 양현종 선배 뿐만 아니라 류현진과 김광현 선배 등 최고의 좌완투수의 영상은 모두 챙겨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효자'다. 3억5000만원의 계약금은 집안을 위해 썼다. 그는 "집을 샀다. 좀 더 큰 평수로 이사를 갔다. 그 동안 부모님께서 내게 해주신 것에 조금이나마 보답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했다"고 전했다. 대전=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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